작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38.6% 성장…中 CATL·BYD 1·2위

韓 배터리 3사 점유율 23.1%
SNE리서치 조사 결과

전기차 충전.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전기차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3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CATL과 BYD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3.1%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포인트(p) 감소했다.

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1~12월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 포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705.5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38.6% 늘어났다.

기업별로 중국의 CATL이 36.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40.8% 성장했다. CATL은 중국 내 내수 시장뿐 아니라 테슬라 모델3/Y, BMW iX, 메르세데스 EQS 등 글로벌 자동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며 견고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2위는 15.8%의 점유율을 기록한 BYD가 차지했다. 이 회사는 무려 57.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공급망관리(SCM)를 구축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3위는 LG에너지솔루션(13.6%)으로 전년보다 33.8%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 폭스바겐ID. 시리즈, 포드 머스탱 마하-E 등 유럽과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는 차량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 미드 니켈 삼원계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46㎜ 원통형 배터리의 본격 양산을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방침이다.

SK온(4.9%), 삼성SDI(4.6%)는 각각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EV9, 포드의 F-150 라이트닝에 배터리를 공급중이다. 최근 SK온은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각형, LFP 배터리 개발을 상당 수준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추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SDI는 BMW iX/i4/i7, 아우디 Q8 e-트론, 피아트 500e, 리비안 R1T/R1S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6.4%의 점유율로 4위, 중국의 CALB가 4.7%로 6위를 나타냈다.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중 하나인 파나소닉은 전년 동기 대비 26.0% 성장했다. 북미 시장의 테슬라 모델Y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파나소닉 배터리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파나소닉은 개선된 2170 및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년간 한국 기업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의 양적 성장에는 미치지 못했다. BYD는 2022년 점유율 13.9%로 3위였으나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CALB와 삼성SDI의 순위도 뒤바뀌었다. 상위 10개 기업중 중국 기업이 6곳, 한국이 3곳, 일본 기업이 1곳이다.

2023년 전기차 시장은 얼리어답터가 이끄는 초기 수요가 마무리되고 고금리·고물가, 경기 위축 등이 맞물리며 성장이 정체되는 캐즘(Chasm) 상황을 맞이했다.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핵심 광물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이차전지 업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SNE리서치는 "주요국들의 탄소중립 기조와 탄소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전기차 시장은 단기적 성장통을 이겨내고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전기차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 유지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IT부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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