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CES에 몰려가는 건 비전이 없기 때문' 정재승 교수 일침

올해 CES 韓 참가 기업, 세계 3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에 유독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오히려 '테크 구루(GURU·스승)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융합인재학부장)는 서울시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제23회 '런앤그로우 포럼' 강연에서 "올해 CES에 대한민국의 참가 기업, 참석자는 미국, 중국에 이어 전체 3위"라며 이런 주장을 펼쳤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의 스타트업 전문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 내 한국관에 관람객이 북적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정동훈 기자]

정 교수는 "행사는 마켓(시장)이 있는 곳에 가서 해야 하는 것"이라며 "삼성과 LG의 입장에서 주된 바이어(구매자)는 미국과 유럽으로, 한국에서 하는 행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임팩트(영향)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주요 테크 기업 리더가 어떤 변화와 세상을 꿈꾸는지 비전과 마일스톤(이정표)을 제시하지만, 한국은 그 어떤 테크 기업도 비전을 말하지 않는다"며 "비전 자체가 없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남이 주는 문제는 잘 푸는 데 문제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CES를 주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 교수는 메타, 구글, 애플 등 미국 빅테크가 CES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CES에 부스를 만든다는 것 자체를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자기들이 깔아놓은 판에 사람들을 오게 만들고, 자체 제품만으로도 주목하게 하는 힘이 있는 회사는 굳이 CES에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예시로 이번 CES는 애플에서 9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공개 행사로 인해 언론 및 대중의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개최된 CES 2024에서는 국내 기업 772개 사가 참가해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국가별로는 미국(1148개), 중국(1104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슈2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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