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최초 디지털치료 처방 16일 시작…서울대병원·세브란스, 불면증 '솜즈' 개시

식약처 허가 11개월만에 개시
비급여 20~25만원…인지행동치료보다 저렴
디지털 치료기기 산업 도약 계기

국산 1호 디지털 치료기기(DTx)인 불면증 DTx '솜즈'의 환자 대상 정식 처방이 오는 16일 개시된다. 솜즈 첫 임상 처방은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산업 도약과 관련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임메드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사진제공=에임메드]

솜즈 개발사인 에임메드 관계자는 "오는 16일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불면증 환자에게 솜즈 첫 처방을 한다"며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도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심의 등 관련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이달 중 실제 처방을 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에임메드가 솜즈의 상용화를 위해 진행 중인 혁신의료기술 연구수행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이다. 이어 다음 단계인 혁신의료기술의 ‘임상진료’ 단계가 시작되는 오는 4월에는 동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등 1차의료기관에서도 불면증 치료에 솜즈를 쓸 수 있게 된다. 솜즈는 임상시험에서 실험군의 불면증 심각도 척도가 대조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됨이 입증됐다.

DTx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불면증 환자가 의사 처방에 따라 스마트폰 등에 솜즈 DTx 앱을 깔고 6주간 수면 습관 교육, 행동 중재 등을 집에서 진행하면서 치료하는 개념이다. 직접 병원에 방문해서 받는 기존 인지행동치료보다 시간·비용이 절약되고, 의사가 환자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불면증 DTx는 당초 정신건강의학과에서만 처방이 가능하도록 돼 있었으나, 처방 개시를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진료과목 제한을 없애 모든 진료과에서 처방이 가능하다. 이 점도 관련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에임메드는 아직 처방 초기인 만큼 당분간 정신건강의학과에만 기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내 첫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번 처방은 솜즈가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지 11개월만이다. 이어 웰트의 ‘웰트-i’가 두 번째 불면증 DTx로 승인됐다. 이어 지난해 10월 정부가 ‘DTx 임시등재 방안’을 내놓으면서 상용화 물꼬가 트였다. 정부는 DTx 개발사에 건강보험 비급여 또는 환자 본인부담금 90%의 ‘선별급여’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했다.

에임메드는 비급여를 택했다. 회사 관계자는 "DTx를 처방하는 의료진이 비급여를 선호한다고 판단했다"며 "우선은 저변을 넓히는 데 비급여가 더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1회 치료 주기인 6주 기준 20만~25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기존 급여 적용 인지행동치료의 6주간 환자 본인부담금 30만원선보다 낮게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무분별한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관별 비급여 가격을 공개하고, 투여 횟수 등 처방명세 청구를 의무화하는 한편 문제 발생 시 비급여 제한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웰트-i 개발사인 웰트도 국내 처방을 준비하고 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솜즈가 먼저 허가를 받은 만큼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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