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상품 소비가 줄면서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가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106.6(2020년=100)으로 전년 누계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11월 평균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것이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개인과 소비용 상품을 일반대중에게 판매하는 약 2700개 표본 사업체를 조사해 산정된다. 소매판매액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2003년(-3.1%) 이후 처음이다.
재화별로 살펴보면 의복, 신발·가방 등의 준내구재가 2.3% 줄었다. 이는 2020년(-12.0%)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주로 1년 미만 사용되는 음식료품·차량연료·화장품 등의 비내구재도 1.7% 줄었다. 감소 폭은 1998년 9.1% 줄어든 이래 가장 컸다. 1년 이상 쓸 수 있는 고가 상품인 승용차 등의 내구재는 0.1% 늘었다. 2022년(-2.9%)보다는 나아졌으나 2020년(11.6%), 2021년(6.7%)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펴낸 경제전망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민간소비는 고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소비심리도 다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음식점업과 상품소비를 더한 지수는 역대 최장기간 감소하고 있다.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지난해 11월 107.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0.9%)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기간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11월 누계 기준으로도 전년보다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2020년(-2.4%)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불변지수)의 경우 지난해 1∼11월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2021년(4.7%)과 2022년(6.8%)보다는 둔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