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1마리 치어 죽인 택시기사 체포에 일본 시끌시끌

택시기사 "도로는 인간의 것"
"비둘기가 차 피했어야" 항변

최근 일본의 한 택시 기사가 비둘기 한 마리를 차로 치어 죽인 혐의로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택시 기사는 "도로는 인간의 것이니 비둘기가 차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일본 NHK 뉴스 등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지난달 13일 오후 1시께 도쿄도 신주쿠구 니시신주쿠 거리에서 택시를 몰다가 비둘기를 치어 숨지게 한 50대 남성을 체포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이 남성은 빨간 신호에 택시를 멈췄다가 초록 신호에 다시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급하게 가속페달을 밟았으며, 결국 택시 앞에 있던 비둘기 떼를 들이받았다. 비둘기 중 한 마리는 죽고 말았으며, 이 광경을 목격한 한 여성은 일본의 긴급 신고 전화인 110번으로 신고했다.

경찰은 남성이 고의로 비둘기 떼에 돌진해 죽인 것으로 보고 조수보호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측은 "(남성이) 서행하거나 경적을 울리지 않고, 속도를 내 비둘기를 쳤다"면서 "전문 운전사로 모범이 되는 운전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남성은 비둘기를 죽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도로는 인간의 것이므로 비둘기가 피했어야 한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고의로 비둘기를 죽인 것은 적절치 않다", "비둘기를 피하기 위해 감속하는 것은 오히려 뒤 차량과 충돌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적절치 않은 체포로 보인다", "동물을 살상하는 것은 절대 해선 안 되는 일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형사 처분을 받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의 조수보호관리법은 야생 조수를 불법 포획하거나 사살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엔(약 9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비둘기를 치어 죽였다는 이유로 구금된 경우는 일본에서도 처음이다.

다만 일본은 동물 학대에 대해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나고야시의 한 남성이 "까마귀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수렵 허가 구역 외의 장소에서 농약이 든 먹이를 뿌려 까마귀 13마리를 죽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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