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필기자
연말이면 수요가 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올해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실질 소비 여력이 줄자 가성비 케이크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스몰 럭셔리'로 불리는 호텔 케이크는 지난해 수요를 반영한 듯 가격을 한층 더 높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은 겨울 트러플과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또 디켐을 사용한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케이크를 30만원에 시즌 한정으로 판매한다. 작년에 신라호텔에서 가장 비싸게 내놓은 케이크는 25만원짜리 얼루얼링 윈터로, 주요 특급호텔 케이크 중에서는 조선팰리스의 화이트 트리 스페셜 케이크와 더불어 최고가였다. 서울신라호텔은 이 두 종류의 케이크 외에 화이트홀리데이(15만원), 멜팅 딜라이츠(13만원) 케이크도 시즌 한정으로 판매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웨스틴 조선 서울은 제이 산타 케이크, 코지 크리스마스, 매지컬 포레스트,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 등 4종류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인다. 이 중 가장 비싼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는 280개의 슈거 크래프트 나뭇잎 장식이 특징으로, 28만원에 30개만 제작됐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시그니처 케이크 딸기 트리를 비롯해 스위트 오팔리스,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케이크, 쿠키 하우스 등 4종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다. 가장 저렴한 케이크는 7만5000원짜리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케이크이며 가장 비싼 케이크는 쿠키 하우스로 18만원이다. 딸기 트리의 경우 작년 9만3000원에서 올해 11만원으로 가격이 18.3% 올랐다.
롯데호텔 서울·월드는 베어 하우스, X-mas 하우스, 노엘 케이크 등을 7만5000원에서 15만원 가격에 판매한다. 이 중 베어 하우스는 원재룟값 인상과 디자인 업그레이드 등으로 작년 대비 가격이 25% 오른 15만원으로 측정됐다. 롯데호텔앤리조트 산하 호텔이 선보인 케이크 중 가장 비싼 케이크는 시그니엘 서울의 21만원짜리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박스다.
반면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 싶은 가성비족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편의점 이마트24는 레드벨벳·블랙초코·브라우니· 티라미슈 케이크, 슈톨렌 등 조선호텔 케이크 5종을 판매 중이다. 가격은 2만7000원에서 4만3000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마트24는 이 밖에도 베키아에누보의 레어프로마주케이크를 2만1000원에 판매 중이다.
GS25도 매일우유와 협업한 한정판 홀케이크(솔티밀크·초코가나슈케이크)를 2만9500원에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은 산리오캐릭터즈 디자인 케이크를 메인으로 1만원 이하의 케이크를 선보인다. 또 홈플러스는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1~2만원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전 예약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