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원이 15년에 가까운 징역을 살게 될 위기에 처하자 감형을 위해 1000억원 상당의 개인 소유 섬을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의 국제 마약상 라파엘레 임페리알레는 전날 나폴리에서 열린 재판 중 이 같은 제안을 했다.
두바이 인공군도 '더 월드' 일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임페리알레는 국제 코카인 밀매망을 구축하고 유지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네덜란드의 리두안 타기, 아일랜드의 다니엘 키나한, 보스니아의 에딘 가차닌과 함께 슈퍼 마약 카르텔을 이끈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임페리알레의 조직이 페루산 코카인을 사실상 독점하는 등 세계 50대 마약 카르텔 중 하나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던 2016년 잠적했고, 이후 5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2021년 8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체포됐다. 2022년 3월 이탈리아로 송환됐으며, 14년 10개월의 징역이 구형됐다.
이번 재판에서 임페리알레가 헌납하겠다고 한 섬은 두바이 해안에 세계 지도 모양으로 만들어진 '더 월드'라는 인공 군도 중 하나로, '타이완'으로 불린다. 그 가치는 6000만~8000만 유로(약 850억~11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도피 중 이 섬을 구입하고 한 달에 40만 유로(약 5억7000만 원)를 쓰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마우리치오 디 마르코 검사는 "임페리알레가 감형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제안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있지만, 그의 진의는 의심할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임페리알레는 200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고흐 박물관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그림 '스케브닝겐의 바다 풍경', '뉘넌의 개신교회를 떠나는 신도들' 등 두 점의 장물취득 혐의도 받았다. 이들 그림이 2016년 나폴리 인근에 있는 그의 별장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그가 마약 밀매로 벌어들인 돈으로 암시장에서 해당 그림들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작품은 2017년 3월 원래 자리인 반 고흐 미술관에 다시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