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79)수면 중 숨소리 분석해 숙면 돕는다…에이슬립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면 질 측정 가능
수면다원검사와 비슷한 수준의 측정 결과 도출
SK텔레콤 AI 비서 ‘에이닷’ 에 기술 탑재

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면을 돕는 기술 '슬립테크(Sleeptech)' 시장이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데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엔 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본 삼성,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수면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슬립테크는 크게 수면을 모니터링하는 영역과 개선 솔루션을 제시하는 영역으로 나뉜다. 이중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모니터링이다. 적절한 수면 개선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침실환경, 생활습관 등 개인의 수면 데이터를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면 데이터화에 특화된 국내 기업이 있다. 바로 '에이슬립'이다. 에이슬립은 수면 단계, 호흡 안정도 지표 등 개인의 수면 데이터를 측정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수면 중 숨소리를 통해 수면 단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코골이와 같은 호흡 안정도 지표를 함께 알려주는 수면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편의성, 경제성, 정확성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AI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에이슬립의 수면 AI는 수면 중 숨소리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기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는 경제적 강점을 갖추고 있다. 또 마이크가 달린 기기만 있다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어 쉽고 편하게 수면의 질을 알아볼 수 있다. 6000명의 병원 수면다원검사 데이터와 70만 개의 가정환경 수면 데이터를 학습해 AI 모델의 정확성을 높였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

에이슬립의 수면 AI 기술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슬립루틴'은 사용자의 수면의 질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슬립루틴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사용자의 숨소리를 감지한 뒤 AI 기술로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서비스다. 사람 숨소리는 1단계(얕은 잠)~4단계(깊은 잠) 등 수면 단계와 수면 무호흡증, 코골이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데 에이슬립은 자체 축적한 수면 빅데이터와 AI로 각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측정해낸다. 수면 실험실에서 뇌파, 혈중 산소량, 호흡, 심박수, 눈과 팔의 움직임 등을 추적해 수면 상태를 의료적으로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에 가장 근접한 측정 결과를 내놓는다.

또 사용자의 기상 설정 시간에 가까워지면 최적의 컨디션으로 기상할 수 있는 수면 단계를 자동으로 감지해 알람을 울려주는 '스마트 알람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스탠포드대학,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발표한 비교 연구에서 슬립루틴은 구글워치8, 구글 픽셀워치, 오우라링3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제치고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에이슬립은 수면 시장의 전통적인 솔루션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인 맞춤 수면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지난달엔 경동나비엔과 숙면매트에 적용될 숙면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지난 9월에는 이브자리의 수면 전문 브랜드 '슬립앤슬립' 베개에 AI 수면 모니터링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아이폰 통화녹음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SK텔레콤의 AI 비서 ‘에이닷’에도 에이슬립의 수면 AI 기술이 탑재됐다. ‘에이닷슬립’이라는 이름의 수면 AI 모델로 이용자의 수면 측정과 낮 동안의 활동 제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 하고 있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리얼라이즈 이노베이션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일본은 한국과 함께 대표적인 수면 부족 국가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 집계한 통계에서 일본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22분으로 30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에이슬립이 수면측정용 소프트웨어를 리얼라이즈에 제공하면, 리얼라이즈가 이를 일본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 대표는 “세계 최대 수면 시장 중 한 곳인 일본 시장에서 정확하고 간편한 에이슬립의 수면 측정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미국과 유럽 등 더 큰 무대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산업IT부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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