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가브리엘 보리치(37) 칠레 대통령이 4년여간 연인 관계였던 이리나 카라마노스(34)와 결별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최연소 국가지도자인 만큼 해당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공개했다.
16일(현지시간) 보리치 대통령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몇 주 전 저와 이리나는 미래에 대한 서로 다른 비전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사실을 비공개로 남긴다면 좋았겠지만, 두 사람 모두 이야기를 직접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 밝힌다"라고 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전 연인 이리나에 대해 "비범하고 관대하며 총명하고 날카로운 여성"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나는 이리나에 대해 비난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 (이리나를) 무한히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인의 불행을 바라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은건 우리는 괜찮고, 둘 다 다른 파트너가 없으며, 모든 것이 오랫동안 논의됐다는 것이다"라며 "국정 운영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제 임무에 집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칠레 일간지들은 두 사람이 최근 4년여간 함께 생활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행사에서 이리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보리치 대통령과 그의 관계를 의심하는 각종 추측이 나왔고, 이에 보리치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한편 이리나는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사회학자다. 지난해 3월 보리치 대통령 취임 후 '영부인 의무'를 앞장서 개혁하면서 화제가 됐다.그는 "남편 직업 때문에 개인의 삶이 망가져서는 안 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이리나는 대통령 배우자에게 당연직으로 주어지던 대통령실 사회문화조정관 직책을 내려놓았다. 또 아예 이 조직을 해산하라고 요청해 여성·어린이·가족 관련 재단 운영을 관장하던 해당 업무를 유관 정부 부처로 모두 이관시켰다.
이런 결정은 야당의 비판을 낳기도 했지만, 여러 외신의 주목을 받는 등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다만, 현지 외신은 이리나가 일부 장관 천거에 관여하는 등 영향력을 어느 정도 행사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