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원기자
“커피만 마시고 살 수 있나요. 요새 대세는 하이볼이죠.”
“몸에 좋고 배탈도 나지 않는 귀리 한잔 드시고 가세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전관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제22회 서울카페쇼는 고소한 커피부터 달콤한 밀크티, 과일주스, 곡물 음료, 케이크, 위스키, 와인, 떡볶이, 피자까지 그야말로 전 부문의 식음료를 총망라한 장이었다. 쇼핑백을 어깨에 짊어진 소비자부터 바퀴 달린 큰 캐리어를 끌고 온 예비창업가까지 행사장은 최신 커피·식음료 산업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려는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코엑스 1층에 들어서면 행사에 참여하는 73개 로스터리 카페들이 관람객 개별 맞춤형 원두와 브랜드를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인 ‘커피앨리’를 운영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간단한 설문 이후 본인에게 맞는 커피를 골라주는 방식인데,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최신 소비 트렌드에 잘 맞는다는 게 관람객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라고 행사 주최 측은 설명했다.
커피뿐 아니라 티, 주스, 베이커리, 주류 등 커피와 함께 곁들여 판매할 수 있는 식음료 제품 전시 부스들도 인기가 많았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이영지(49)씨는 “커피와 라떼, 에이드 종류만 단조롭게 판매하다 보니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를 느껴서 빵이나 케이크, 디저트를 함께 판매할 수 있는 좋은 납품처를 알아보고 싶어 이번 박람회에 와봤다”면서 “시식 기회가 많아 많은 업체의 제품을 직접 먹어보고 상담도 자세하게 받아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예비창업자들 사이에서는 무인카페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다. 무인카페는 인건비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적어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창업을 시도해보는 초보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점도 무인 산업을 더 활성화하고 있다.
한 무인카페 브랜드의 영업팀장은 “직장인 월급만으로는 갈수록 오르는 대출 이자나 생활 물가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면서 투잡으로 무인카페를 차리고자 많이들 알아보러 오신다”고 귀띔했다.
한편 올해 서울카페쇼는 ‘함께 새롭게’를 주제로 1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컬럼비아 등 커피 산지를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36개국 675개 업체, 3750개 브랜드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