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리걸테크 AI 포럼’ 법률 플랫폼 체험… 판결 분석부터 법률문서 작성까지

변호사 대상, 범죄 형량 통계… 법관별 판결 유형 서비스 제공
GPT 기반 ‘AI 법률상담’… 법률 분야 특화 번역 프로그램 선 봬

법률신문이 주최하고 아시아경제가 후원한 ‘2023 리걸테크 AI 포럼’에서 국내 대표 리걸테크 기업들의 혁신적인 신기술과 비전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2023 리걸테크 AI 포럼'에 참가한 법률플랫폼 업체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참석자들이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최석진 기자.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에서 ‘생성형 AI가 선도하는 리걸테크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로앤컴퍼니 ▲로폼 ▲렉시스넥시스 ▲로앤굿 ▲AI링고 ▲엘박스 등 리걸테크 업체가 참가해 포럼 참석자들에게 플랫폼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로앤컴퍼니는 법률 정보 검색 서비스인 ‘빅케이스’를 선보였다. 빅케이스는 약 329만건의 판례를 바탕으로 AI요점보기, AI유사판례, 쟁점별 판례 보기 등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고도화된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빅케이스 플러스’는 판례뿐만 아니라 법령·주석서·결정례·논문 등을 함께 제공하고 84만건 이상의 1심 형사 판결문 자료의 통계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참석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빅케이스 플러스 서비스 중 빅케이스 그래프 프로그램은 범죄명 등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해당 범죄에 가장 많이 선고된 형량, 빈도수 높은 형량들의 증가·감소 추이 등 다양한 통계 수치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빅케이스 그래프는 변호사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로폼은 법률문서를 자동작성하는 플랫폼으로 이목을 끌었다. 로폼은 계약서 등 각종 법률문서를 간단 입력으로 손쉽게 자동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성한 문서는 공유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정·검토할 수 있고 완성한 문서는 원스톱 전자서명까지 입력할 수 있다.

로폼의 플랫폼을 사용해보니 각종 법률문서의 샘플을 데이터화해 간단한 입력으로 AI가 문서를 대신 작성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로폼이 제공하는 법률문서는 230여종으로 근로계약서, 용역계약서, 매매계약서, 차용증, 상속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문서를 AI를 통해 작성하고 보관할 수 있었다.

렉시스넥시스의 ‘렉시스(Lexis)+ AI’는 법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으로써, 기존의 법률 인공지능기능에서 볼 수 없었던 상호 대화를 통한 법령, 판례, 법률해설, 논문 등에 대한 검색뿐 아니라, 법률 콘텐츠까지 생성해 법률 리서치, 요약과 분석, 그리고 법률 문서 초안 작성까지 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Lexis+ AI의 가장 큰 특징은 대화형 검색 기능이 탑재돼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이었다. Lexis+ AI는 검색어나 문장을 통해 검색한 결과의 모든 법령, 판례, 법률해설, 논문을 일일이 보지 않더라도 가장 관련도 높은 법령, 판례를 대화 방식으로 제공했다. 몇 초 만에 법률 문서 초안을 작성할 수 있었고 문서의 어조까지도 요청할 수 있어 각 업무에 맞는 맞춤형 자료를 만들어냈다.

로앤굿은 플랫폼에서 법률상담(수임제안), 변호사비 지원, 사건 관리, AI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GPT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로앤봇’은 오픈AI의 챗GPT 등과 달리 국내법 중심의 서비스를 적용해 편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매월 2000명 이상의 의뢰인들이 로앤봇을 통해 상담을 받고 있고 로앤굿이 자체 보유한 35만개의 상담데이터 및 외부 법률정보 데이터를 통해 상담을 진행한다.

실제 ‘개인정보가 유출돼 1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는데, 소송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입력하자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개인정보가 분실 또는 훼손된 경우 등에는 300만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답변이 생성됐다.

AI링고는 법률 분야에 특화된 AI를 통한 번역서비스를 제공한다. 법률 분야의 번역은 기존 번역기로는 한계가 있는데, AI링고가 선보인 ’오트란(OTRAN)’은 기존 번역기보다 3배 내지 10배까지 속도가 개선됐다. 특히 오트란은 챗GPT와 달리 전문 법률 분야의 번역 업무에 적합하다. 실제 오트란이 번역한 내용이 법률 용어와 문장의 스타일이 법조계에서 사용한 것과 거의 흡사했다. 예를 들어 불법적인 방법이라는 의미의 법률 용어인 ‘위계’라는 단어를 챗GPT는 생략하고 번역한 반면, 오트란은 ‘fraudulent’라고 명확하게 번역했다.

엘박스에서 눈에 띄는 서비스는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건·인물 분석 통계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법관의 이름을 검색하면 엘박스가 보유한 약 300여만건의 판결문을 바탕으로 해당 법관의 판결을 전수 분석해 그동안 선고했던 판결문, 사건의 유형, 소속했던 법원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다만 이 서비스는 변호사 등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직군의 재직자만 이용할 수 있다.

사회부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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