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로켓포에 아이언돔 뚫렸다? 오보 가능성'

성일광 고려대 교수 KBS라디오 인터뷰
"사상자 급증, 지상군 민간인 학살 때문"

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교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개시한 이유와 관련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중동 분위기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1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금 외교 정상화를 하려고 하고 있고, 2020년 이미 이스라엘이 UAE 즉 아랍에미리트와 그리고 바레인, 모로코와 이미 관계 정상화를 했다"며 "이전에는 거의 이스라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팔레스타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이스라엘 국가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이란은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하마스를 재정적, 군사적으로 지원했던 국가"라며 "하마스를 부추겨서 아마도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방해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를 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다수의 민간인을 인질 삼았다.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이번 공격으로 8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50명이 인질로 잡혀갔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와 정보기관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이 무방비 상태였던 것과 관련해서는 "하마스에게 당근책을 주면 하마스가 굳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카타르의 경제 지원을 이스라엘이 허가해서 자금이 많이 들어갔고,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서 이스라엘 내에 노동을 할 수 있도록 한 몇만 명의 노동자들에게 노동 허가도 내어주었다"며 "이런 식의 어떤 당근책을 주게 되면, 하마스도 자신들이 통치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에 더 방점을 두고 무장 투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이번 비극을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 돔'을 뚫고 이스라엘에 떨어졌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오보성이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아이언 돔이 무력화된 것이 아닌 하마스의 게릴라식 파상 공격으로 사상자 수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이번에 하마스의 작전은 로켓만 쏜 게 아니다"며 "지상군이 들어와서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이스라엘 마을 22곳을 점령하고 거기에 있는 민간인들을 다 쏴 죽였다. 무방비 상태로 군인들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인 지역에 들어가서 다 학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5차 중동 전쟁 발발 가능성에 관련해서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주변에 있는 아랍 국가가 이번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4차 중동전쟁은 이집트와 시리아 국가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전쟁이었고,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와 비국가 단체, 하마스 혹은 헤즈볼라와의 전쟁"이라고 했다.

이슈1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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