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작물 등에 피해를 주고 독침까지 있는 열대불개미(Solenopsis Geminata)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24일 “열대불개미 1종을 생태계 교란 생물, 히말라야산양 등 150종을 유입 주의 생물로 신규 지정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생태계 교란 생물은 생태계의 균형을 흐트러뜨리거나 그럴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돼 개체수 조절 및 제거관리가 요구되는 생물이다. 아직 유입되지 않은 경우에는 유입주의종, 이미 들어온 경우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다.
열대불개미는 유입주의종으로 지정된 지 1년 만에 생태계교란종이 됐다. 이로써 유입주의종은 557종에서 706종으로, 생태계교란종은 1속(붉은귀거북속 모든 종) 36종에서 1속 37종으로 늘었다.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되면 수입·반입·사육·양도·양수·보관·운반·방사 등이 금지되며,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열대불개미 [이미지 출처=환경부 제공]
남미에서 유입된 열대불개미는 적갈색의 몸에 크기는 2∼5㎜다. 10만마리 정도가 군체를 이루며 깊이 1.5ｍ의 땅굴에서 서식한다. 독침이 있고 생태적 특성이 붉은불개미와 유사하며, 큰 턱으로 식물 껍질을 벗겨 수액을 마시는 과정에서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열대불개미가 관개수로와 전선을 훼손한 사례도 보고됐다. 또 독침을 지니고 있어 사람과 가축을 쏘기도 한다.
열대불개미는 작년 부산에서 군체가 발견됐지만, 모니터링 결과 추가 개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올해는 베트남 국적 관광객 가방에서 여왕개미가 나온 사례가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선제적·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열대불개미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한편 열대불개미 외에도 있는 얼룩무늬담치·유럽녹색꽃게 등이 이번 고시 개정으로 새롭게 유입주의종으로 등재됐다. 얼룩무늬담치와 유럽녹색꽃게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100대 악성 외래침입종’ 목록에 올라 있다.
또 토종 가물치와 유사해 국내에 정착할 가능성이 큰 얼룩가물치, 번식력이 강한 온대식물인 이탈리아엉겅퀴 등도 유입주의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 외에 강한 신경독을 지닌 블랙맘바(검은맘바코브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가는잎돼지풀, 물리면 심할 경우 심부정맥을 발생시키는 남미검은배너구리거미 등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생물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