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인도로'…글로벌 IB, 中 대신 인도 시장 주목

인도, 연간 6~7%대 성장률
"중개 수수료 낮지만 잠재력 높아 유망"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 대신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미국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애쉬시 아가르왈 인도 지사장은 20일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3년간 자본시장과 핵심 투자은행 역량을 강화해왔다"며 "인도는 우리가 깊이 집중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은 한 때 수익성이 뛰어났던 중국 시장이 침체되면서, 아시아에 새로운 성장 센터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그 중심은 인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바클레이스 은행, HSBC 등 다른 금융기관 역시 인도 시장을 주목한다.

바클레이스 은행의 프라모드 쿠마르 인도 지사 최고경영자(CEO)는 "은행들 대부분은 중국 보다는 인도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는 데 있어 더 큰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중국의 활동이 둔화된 것과 비교하면 (인도의 강점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BofA의 데바시쉬 푸로히트 인도 투자은행 공동 대표도 "글로벌 은행이 인도를 무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딜로직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인도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아직 많지 않다. 미국, 유럽, 호주 은행들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투자은행 업무로 3억4200만 달러(약 4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고객들에게 거둔 매출인 6억8900만 달러(약 9200억 원)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인도의 경우 성장 잠재력이 커 향후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투자은행 관련 수수료가 크게 늘어날 지역으로 꼽힌다. 인도는 지난해 7.2%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추산 기준 올해부터 2028년까지는 연 평균 6.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사모펀드들 역시 인도 시장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반면 미·중 갈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중국에서는 직원수를 줄이는 등 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인도 시장의 수수료 수익이 낮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에서 IPO를 중개하면 6~7%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인도에선 최대 2~3%에 그친다는 게 바클레이스의 설명이다. 다만 지금은 수수료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인도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파이를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투자은행들은 판단한다.

푸로히트 BofA 공동대표는 "은행들은 낮은 수수료와 높은 성장률을 놓고 한쪽을 택해야만 한다"며 "인도 시장은 수수료는 낮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성장세를 고려하면 인도가 가장 매력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1팀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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