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진법조전문기자
검찰이 청구한 추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수감 6개월 만인 7일 새벽 출소했다.
김씨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허위 인터뷰의 대가로 지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1억6500만원에 대해 책값으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0시 3분경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김씨는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게 "많은 분께 우려와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신학림씨에게 실제로 책 3권을 사고 1억6500만원을 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신씨는 오래된 지인이자 언론인으로서 굉장히 뛰어난 분으로 평생 업적이자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 책을 샀다"고 답했다.
또 김씨는 "신씨와는 15~2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났고, 사적인 대화가 녹음되는지 몰랐다"라며 "신학림 선배가 저한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인터뷰가 대선 국면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구치소에 있을 당시 검찰 조사받고 와서 구치소 관계자에게 그런 내용이 보도됐다는 걸 들었다"라며 "(내가) 대선국면까지 바꿀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날 김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는 "김씨에 대한 별도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 결과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며 김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3월8일 대장동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의 구속기간이 이날 만료됨에 따라 지난 1일 횡령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최근 불거진 김씨의 이른바 '허위 인터뷰' 의혹을 지적하면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고 김씨에 대한 추가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씨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다가 풀려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씨는 2021년 11월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11월 구속기한 만료로 풀려났다. 하지만 김씨는 대장동 사업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재구속됐다. 김씨는 당시 구속영장에 적용된 혐의로 지난 3월 기소돼 현재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형사1단독)의 심리를 받고 있다.
김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중앙지검은 "다양한 방식으로 심각한 증거인멸이 이미 저질러졌고, 향후 또 다른 증거인멸 우려가 현저한 점에 비춰 법원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향후 공소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사건 수사에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대선을 3일 앞두고 뉴스타파가 보도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1일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신씨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데 이어 전날 배임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