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기자
국민연금이 미국 투자 관련 세금을 매년 120억 원 이상 절감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원으로부터 상을 받았다.
국민연금공단은 28일 열린 감사원 개원 75주년 기념식에서 기금운용본부 운용지원실 자금관리부가 ‘감사원장 표창’을 수상했다고 29일 밝혔다.
기금운용본부가 감사원으로부터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원은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해 1982년부터 매년 예산 절감, 불합리한 규제 개선, 행정 능률 향상 등의 분야에서 모범사례를 발굴해 포상하고 있다.
감사원은 국민연금이 미국 부동산 양도차익에 면세가 적용되는 적격해외연기금 지위를 획득해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은 2015년 퇴직급여 지급 비중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국가의 해외 연기금에 적격해외연기금 지위를 적용해 부동산 양도차익을 면세해주는 법률을 제정했다.
국민연금이 적격해외연기금 지위를 얻게 되면 리츠 등을 통한 부동산 양도차익의 21%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돼 관련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자금관리부는 입법 초기 뉴욕사무소와 부동산투자실을 통해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적용 가능성 검토에 착수했지만, 당시 규정상 가입 대상 등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적격해외연기금 지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후 2018~2019년 면세 적용 대상 범위가 확대되도록 법령이 개정됨에 따라 자금관리부는 자문 용역 등을 거쳐 미국 국세청에 기금의 적격해외연기금 적용을 적극 소명했고, 그 결과 지난해 11월 국내 기관 중 최초로 적격해외연기금 지위를 인정받았다.
적격해외연기금 지위 획득으로 2016~2018년 납부했던 350억 원을 환급받고, 2019년 이후 연간 120억 원 이상 내야 하는 세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자금관리부 관계자는 “연 120억원 절감은 1000명의 수급자가 월 100만원의 연금액을 매년 수령하는 효과”라며 “세액 절감 규모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기조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례는 국내 다른 공적 연기금에도 세금 환급 기회를 제공해 국부유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는 “미국 부동산 투자 시 적격해외연기금 지위를 바탕으로 유리한 투자 구조를 수립해 세금 절감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투자국의 절세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기금 수익률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