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희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 개시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 돌이 날아들거나 항의 전화가 걸려 오는 등 공격받는 일이 벌어지고, 일본인을 경멸하는 내용의 낙서가 칭다오 일본총영사관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중국에선 오염수 방류 이후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가 하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구매도 폭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 가격이 몇 배씩 뛰는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는 7만 개 정도의 일본 식당이 있다고 하는데 일본 식당들이 아마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것 같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이어 "해산물 소비가 가장 많은 중국 남부지역들, 광둥성과 복건성, 홍콩과 가까운 곳인데 그쪽 지역에서 소비가 갑자기 줄어 중국 내에서도 피해가 적지 않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중국이 일본에 대한 추가 조치를 감행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추가 조치는 여론전과 국제전, 경제제재, 군사적 대응 등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문 교수는 특히 군사적 대응이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방출하는 핵 오염수가 만일 국제기준을 초과한다면 생화학 무기를 이용한 군사적 공격으로 간주를 하자, 그래서 생화학적 기준에 맞춰서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해서 군사적으로 대응을 해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다"며 "중국 언론 역시 이런 상황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최후의 대응이라고 부연하고 있지만, 이 모든 현상은 중국 내 분위기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 일본 외교 당국 간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내 반일 감정 확산에 "이러한 사안이 발생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럽고 우려된다"며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안전 확보를 촉구했다. 또 같은 날 오카노 마타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와 관련,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도쿄 외무성으로 불러 유감을 밝히고 즉시 철폐를 요구했다.
중국 측은 외국인 안전은 중국 법률에 따라 보호할 것이란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번 사태의 원인은 일본 측이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은 법률에 따라 재중 외국인의 안전과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일본의 행태에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가 비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