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북한이 월북한 주한미군 트레비스 킹 이등병을 '자진 월북자가 아닌 '불법 침입자'로 규정한 것을 두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미군 병사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은 북한이 미군 병사를 포로로 분류하지 말라는 미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이 그의 망명을 받아주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여지를 남겨둔 것도 희망을 더 해주고 있다"며 "특히 현 미북 관계 상황상, 그리고 체면상 북한으로 망명 신청한 미군 병사를 처벌받을 위험이 있는 미국으로 되돌려 보낼 수 없으니 향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제3국으로 보내 줄 수 있다는 것을 은근슬쩍 내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태 의원은 이같은 북한의 공식 입장에 대해 "속셈은 명백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군과 유엔사 사이의 사전 합의 없이 군사분계선(MDL) 넘는 사람들을 다 '불법침입자'로 규정짓고 '원래의 위치로 되돌려 보내는 전례'를 만들어 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현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누구든지 MDL을 넘어갈 때는 유엔사와 북한군 사이에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북한은 지난 시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 기자, 러시아 관광객 등이 MDL을 넘어와 우리측에 망명을 신청했을 때도 사전 합의 없이 MDL을 넘은 것은 '불법행위'이므로 망명을 받아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불법침입자이므로 돌려보낸다는 북한의 입장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북한 쪽에서 우리 쪽으로 판문점 MDL을 넘어온 사람들도 다 불법침입자이니 유엔사 임무는 그들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속'하는 것이고 그러니 마땅히 돌려보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이 거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 의원은 "가장 바람직한 방도는 북한이 미군 병사를 제3국으로 보내게 하고 제3국에서 본인의 미국 귀환 입장을 확인해서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