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한기자
최근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는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이를 대상으로 한 절도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무인점포는 편의점, 아이스크림 판매점, 셀프 라면전문점 등 다양한 업종으로 보급되고 있다. 무인점포는 특성상 직원이 상주하지 않아 경비를 폐쇄회로TV(CCTV)에만 의존하고 있어 범죄에 취약한데, 경찰의 무인점포 절도범 검거율은 60%대에 그치고 있다.
19일 아시아경제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무인점포에서 발생한 절도 건수는 6018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2021년 3월부터 무인점포 절도 사건을 별도로 분류해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일어난 무인점포 절도 건수는 351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1428건, 경기 남부 1363건, 인천 452건, 부산 447건, 경기 북부 377건, 경남 348건, 충남 247건, 대전 244건, 충북 211건, 대구 171건, 강원 130건, 울산 129건, 광주 110건, 전남 94건, 제주 75건, 경북 70건, 전북 66건, 세종 56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범인이 검거된 사건은 4127건, 검거율은 68%에 그쳤다. 절도범 10명 중 3명 이상은 속수무책으로 놓친 것이다. 현장 직원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노린 절도, 재물손괴, 사업장 점거, 쓰레기 무단투기 등 각종 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CCTV 설치 외에 별다른 예방책이 없다 보니 범죄 발생을 막지 못하고, 범인 추적에도 한계가 있는 셈이다.
무인점포 소액 절도사건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범죄 행위자가 촉법소년(만10세~14세)일 경우 형사사건으로 접수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인천에서는 새벽 시간대 중학생들이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키오스크 내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이 가위를 이용해 키오스크에서 현금을 빼 나가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조 의원은 “최근 무인점포 대상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경찰의 수사 강화, 무인점포 집중 순찰, 학교와 협업을 통한 청소년 범죄 예방 교육 등 대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무인점포의 취약 요소 진단 및 환경개선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범죄 위험도 예측·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범죄위험 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업주를 대상으로 범죄 발생 사례 및 예방기법을 공유하고, 범죄행위 처벌 경고 스티커 부착 및 집중 순찰 구역 안내문 게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무인점포에 들어갈 때 신용카드를 사전에 등록하는 시스템 등으로 출입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