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2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발언에 미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2.35포인트(0.30%) 떨어진 3만3951.52에,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02포인트(0.52%) 낮은 4365.69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5.10포인트(1.21%) 하락한 1만3502.20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지난 14일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점도표상 연말 금리 전망치(중앙값)를 기존 5.1%에서 5.6%까지 끌어올리며 연내 두차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FOMC 위원 대다수가 올해 두 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중반 이후 어느 정도 누그러지고 있다"라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고 (물가안정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한 과정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7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7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72% 상당 반영하고 있다.
22일 국내 증시는 미 증시 여파로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특히 그동안 상승을 주도하며 강세를 이어왔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68% 하락하는 등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원화는 달러 강세를 비롯해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약세폭이 확대되기도 했지만 6월 FOMC를 앞두고 여타 통화에 비해 절상폭이 컸다"라며 "이는 5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입액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이를 토대로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순매수가 확대된 점, 그리고 해외 배당금 일부 비과세 등을 빌미로 대기업 중심으로 역내 송금이 활발하게 진행된 점이 최근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전히 이어진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수지 적자 등을 감안하면 원화 약세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외국인의 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는 0.3% 내외 하락 출발 후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유발한 추가 긴축 경계심리, 나스닥 1%대 급락 등 미국발 부담 요인으로 국내 증시는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업종 관점에서는 테슬라 등 전기차 관련주,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투자의견 하향 여파, 차익실현 물량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이차전지주의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추가 부양책, 작황 부진 우려 등으로 국제 원자재들이 동반 강세를 연출했다는 점은 상사, 농업, 비료 등 관련주들의 수급 여건을 개선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