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한국거래소 방문…주가조작 근절 의지 밝힐 듯

검찰 총장 사상 첫 거래소 방문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 의지 밝힐듯
거래소와 남부지검 공조 강화 요청

최근 주가 조작 의심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한다. 검찰 수장이 한국거래소를 직접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과 한국거래소가 불공정거래 행위 수사 협조를 강화하고, 범죄자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총장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손병두 이사장을 만난다. 두 사람은 최근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조사 및 수사에 대한 관계기관 간 논의를 약 한 시간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 측은 신봉수 반부패부장, 박현철 대변인이 참석한다. 거래소는 김근익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한국거래소에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이 거래소를 방문하는 이유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시장에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한 뒤 약 두 달 만인 지난 14일 5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두 사건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주가를 올렸다는 점에서 신종 불공정거래 행위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가장 먼저 파악하는 기관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이상 데이터를 확인하면 금융위를 거쳐 금융감독원으로 전달된다. 이후 사안에 따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 정보를 보낸다. 일반적으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주가조작 10건 중 7건을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로서는 중요한 수사 파트너인 셈이다.

이 자리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검찰 출신인 이 원장이 남부지검의 역할을 잘 알고, 이미 검찰과 협력을 강화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2020년 전후로 검찰뿐 아니라 유관기관 시스템 원활히 작동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합수단 폐지로 대응 능력이 약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합수단(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남부지검 내 조직이다.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으나,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사태 등이 연이어 발생하자 2021년 9월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으로 재설치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조직을 부활시키면서 최근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관련 검찰과 협조를 강화하고, 불공정거래 적발 체계를 개선해 투자자 신뢰 회복에 만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자본시장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