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담기자
최근 경남 김해시의 동물원을 두고 "사육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며 폐쇄를 촉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시는 "동물원에 이전 또는 폐쇄 등을 검토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김해시청 홈페이지 '김해시장에 바란다'에는 이달 들어 해당 동물원의 동물 학대를 지적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글을 올린 시민들은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사자와 털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양 등의 상태를 지적하며 동물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대책을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야생 동물을 인간의 이기심으로 잡아와 구경거리로 삼는 것은 이미 동물 학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동물이 고통받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생태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은 코로나로 격리당해 하루 이틀만 방에 갇혀있어도 답답해 죽겠다고 난리인데, 동물의 삶은 어떻겠는가"라며 "현재 이 동물원은 너무나 참혹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동물원 관련 민원이 이어지자 시는 13일 다량민원답변 게시판을 통해 "동물원 측에 이전 또는 폐쇄 등을 검토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는 "해당 동물원은 경영악화로 사육환경 및 관리상태가 좋지 못하다"며 "위촉 수의사와 함께 매월 지도 점검을 하는데, 최근 점검에서 동물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나이 많은 수사자 등 일부 노쇠한 동물이 마르고 좁은 우리에 갇혀있다"며 "해당 동물원이 시설을 개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이전 또는 폐쇄를 검토하도록 요청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유재산인 민간 동물원에 대해 시가 강제 폐쇄 등의 처분은 할 수 없다"면서 "해당 동물원이 아무런 대안 없이 폐업할 경우, 동물 안전에 상당한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시는 "동물원 측이 동물원 지속 운영 가능 여부를 이른 시일 내 결정토록 촉구하고, 동물 안전을 위한 전문가의 건강 진단은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3년 문을 연 이 동물원은 실내외에서 사자, 호랑이, 원숭이 등 30여종 100여 마리의 동물을 사육한다. 경남에서 유일한 민간동물원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으나, 2020∼2022년 사이 코로나19로 입장객이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