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동전이 돈 된다'…동전 빼돌린 전 한은 직원 실형

징역 2년 6개월·벌금 100만원
동전 팔아 챙긴 4300만원 추징

희귀 동전을 빼돌려 시중에 팔아 수천만 원을 챙긴 전 한국은행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한국은행 대전 세종·충남 본부 직원 A(61)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약 4331만원을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공인중개사 겸 화폐 수집상 B(47)씨에 대해서는 뇌물공여 등 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융기관의 성격상 그 임직원에 대해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청렴 의무를 부과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당초 투자금을 제외하고 4000만원이 넘는 경제적 이득을 취했고 이 사건으로 감사를 받는 중에도 판매 대금을 수령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은행에 끼친 실질적 피해가 크지 않은 점, 부양할 가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한은에서 화폐 교환 업무를 담당하던 지난해 3월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 특정 연도의 동전만 수집하는 이른바 '뒤집기'를 하러 온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B 씨에게 "희귀 동전을 팔면 돈이 된다"라는 말을 듣고 범행을 공모했다.

A씨는 B씨의 요구에 따라 '선입선출' 규정을 깨고 2017년도 제작 동전보다 당시 고가로 판매되던 2018~2019년산 100원짜리 동전 24만개를 먼저 발행될 수 있도록 했다.

B씨가 A씨로부터 전달받은 동전 중 희귀동전을 팔아 거둔 이익은 약 1억 8000만원에 달한다. B씨는 A씨의 몫으로 약 5500만원을 전달했고, 이 가운데 A씨는 투자금을 제외하고 43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자체 감사를 통해 2018~2019년산 100원 주화가 선물용이나 기념품 등으로 배부된 것 외에 지역본부에서 정상 절차를 거쳐 외부로 출고된 사례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 경찰에 A씨를 고발했다.

A씨는 수사가 시작된 이후 면직 처분됐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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