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교기자
통신사 번호이동이 3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뜰폰이 주도하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0원 요금제’에 이어 ‘평생 요금제’도 2년 만에 부활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OTA)의 ‘5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 현황’을 보면 지난달 번호이동 총계는 52만6909회선이다. 월간 50만 회선을 넘은 것은 2020년 3월 51만1206회선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이를 주도한 것은 알뜰폰이었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의 이동(11만7513회선), 알뜰폰에서 알뜰폰으로의 이동(17만4253회선)을 합쳐 총 29만1766회선이다. 전체 비중의 55%다.
알뜰폰 번호이동의 불을 붙인 것은 ‘0원 요금제’다. 주로 5~7개월간 한정으로 10GB 안팎의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요금제다. 5일 현재 60개에 달한다. 무료 기간이 끝나면 다른 알뜰폰 통신사의 0원 요금제로 갈아타는 고객도 많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모습을 빗대 ‘메뚜기족’이라고 부른다.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역대급 요금제’로 불리는 ‘평생 요금제’도 2년 만에 부활했다. 평생 요금제는 현재의 0원 요금제처럼 한시적인 무료 조건이 아닌 평생 저렴한 조건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뜻한다.
헬로모바일은 지난 1일 월 1만6910원에 7GB의 데이터와 500분 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7GB를 소진하면 3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3Mbps는 유튜브 영상을 ‘720P’ 화질로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의 속도다. 무료 기간에 맞춰 0원 요금제를 환승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저렴한 가격에 평생 데이터를 쓰고 싶어하는 수요를 겨냥한 맞춤형 요금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전설의 요금제가 부활했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전설의 요금제는 2년 전 평생 요금제로 불렸던 세븐모바일의 요금제다. 2021년 7월 월 1만6900원에 7GB 데이터(소진 시 3mbps 무제한), 500분 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놓으며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이번에 헬로모바일이 출시한 요금제와 비교하면 10원이 저렴한 것을 제외하면 같은 구성이다. 당시 출시 한 달도 안돼 가입이 막혔다. 가입자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