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오장환의 '어둔 밤의 노래'

편집자주시인 오장환은 1936년 서정주·김동리·여상현·함형수 등과 <시인부락(詩人部落)> 동인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펼쳤다. 식민지 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이 분명했던 그는 당대 생명파, 모더니즘 계열에 속하면서도 다소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나타냈으며, 광복 직후 이념 대립과 갈등이 심화하던 시기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예찬과 부패한 이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현실 참여적인 시들을 창작했다.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하다 1946년 월북했다. 글자 수 271자.

다시금 부르는구나지난 날술마시면 술들이 모여서 부르든 노래무심한 가운데-

아, 우리의 젊은 가슴이 기다리고 벼르든 꿈들은 어듸로 갔느냐굳건히 나가켜든 새고향은 어디에 있느냐

이제는 病(병)석에 누어서까지견듸다 못하야술거리로 나아가무지한 놈에게 뺨을 맞는다나의 불러온모-든 노래여!새로운 우리들의 노래는 어듸에 있느냐

속속드리 오장까지 썩어가는 주정뱅이야너 조차 다같은 울분에 몸부림 치는걸,아, 우리는 알건만그러면 젊음이 웨치는 노래야, 너또한 무엇을 주저하느냐

-오장환, <어둔 밤의 노래>

편집국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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