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외식 물가가 29개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매달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15로 한 달 전보다 0.7% 상승했다. 외식 물가 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삼는데, 외식 물가는 전월 대비 기준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동안 계속 오름세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기준 지난해 9월 9.0%까지 올랐다가 지난달에는 7.6%로 살짝 둔화하긴 했으나, 외식 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은 매달 늘어나고 있다.
2년 5개월 동안 누적된 외식 물가 상승률은 16.8%였다.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으로는 햄버거(27.8%), 피자(24.3%), 김밥(23.2%), 갈비탕(22.5%), 라면(21.2%) 등이 있었고, 이어 자장면(21.0%), 생선회(20.4%), 떡볶이(19.9%) 등도 20% 내외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외식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그간 누적된 원유·곡물 등의 원가 가격 상승분과 인건비 인상 등이 꼽힌다. 이런 원인이 시차를 두고 반영됨에 따라 외식 물가의 오름세는 쉬지 않고 이어지는 추세다. 또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식료품 수요가 외식 수요로 옮겨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다른 달보다 외식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외식 물가는 이달에도 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 서비스 지수도 한 달 전과 비교해 0.8% 올랐다. 외식 외 개인 서비스 77개 품목 중 한 달 전보다 오른 품목 수는 56개(72.7%)였다. 특히 호텔 숙박료(5.5%), 승용차임차료(5.0%), 국내단체여행비(4.4%), 운동경기관람료(2.5%) 등 일부 여행·레저 관련 품목들이 한 달 새 2% 넘게 올랐는데, 이 역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수요가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근원물가 또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일단 가격이 올라가면 쉽게 내리지 않는 서비스 가격의 경직성 때문에 근원물가의 상승률은 좀처럼 낮춰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4.0% 올라 전월 상승률(4.0%)과 동일했으며, 4% 이상 상승을 9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4.3%까지 올랐던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5개월간 0.3%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에서 3.7%로 1.3%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