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푸틴, 브릭스 회의오면 전범으로 체포해야'…온라인 참석 권유

ICC 전범 용의자라 체포에 협조해야
남아공 대통령, ICC 탈퇴 언급했다가 번복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정부가 8월 자국서 개최되는 브릭스(BRICS) 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경우 체포해야할 것이라며 대면 참석 대신 온라인 참석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전범 용의자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인 푸틴 대통령이 ICC 회원국인 남아공에 방문하면 남아공 정부는 ICC에 협조해 그를 구금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국가적 위상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남아공 현지매체인 남아공 선데이타임즈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남아공 정부 내 논의 결과,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공 방문시 그를 체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남아공이 ICC 회원국이자 ICC 설립협약인 로마협정의 당사국인 만큼, 현재 ICC가 전범 용의자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현재 친러성향 정부가 이끄는 남아공은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ICC 탈퇴를 결의한다고 밝혔다가 곧바로 이를 번복한 바 있다. 친러국가로서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수 없지만, ICC 탈퇴로 국제사회 고립을 자처할 수도 없게 된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남아공 정부는 러시아측에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 참석이나 혹은 장관의 대리 참석 등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아직 푸틴 대통령의 방문과 관련해 최종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 또한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경우, ICC 체포영장으로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오명을 쓰면서 국제사회의 위상이 크게 깎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언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은) 남아공에 열리는 정상회담에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며 "남아공과 양자간 접촉이 선행될 것이며, 그들의 입장을 분명히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제2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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