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명 사는 자국 도시에 실수로 폭탄 떨어뜨렸다…러 전투기의 '굴욕'

러시아 공군 폭격기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자국 도시인 벨고로드에 폭탄을 투하해 주민들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 발생한 러시아 벨고로드 시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약 40km 떨어져 있는 러시아 서부 도시 벨고로드에 지난 20일 밤 폭탄이 떨어졌다.

34만명이 사는 벨고로드 주민들은 자국 폭격기가 떨어뜨린 폭탄이 떨어지면서 공포에 떨어야했다.

러시아 당국은 애초 자국 폭격기에서 폭탄이 투하된 사실을 숨기고 이를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몰아갔지만 결국 오폭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폭탄이 터진 뒤 낮은 휘파람 소리 같은 것이 들렸고, 주변 아파트 건물들이 흔들리고, 유리창들이 깨졌다. 폭탄이 떨어진 도로에는 직경 20m짜리 구멍이 파였다. 특히 이 도로는 아파트 건물들이 즐비한 구역에 인접한 도로여서 자칫 심각한 인명 피해를 부를 수도 있었다. 폭발 충격으로 도로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크게 손상됐고, 자동차 한 대는 주변 상가 지붕을 덮치기도 했다.

수호이 34

러시아 국방부는 폭발 약 한 시간 뒤 자국 공군기의 오폭이라고 시인했다. 자국 공군 소속 Su(수호이)-34 폭격기들 가운데 한 대가 오폭을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관련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떨어진 폭탄이 500kg 위력을 가진 강력한 폭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해당 폭탄이 지하 시설을 타격하기 위한 폭탄일 것으로 이들은 판단했다. 폭탄이 지면에 닿으면 곧바로 터지는 대신 약간의 시간을 두고 뒤에 터지는 방식의 폭탄일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산업IT부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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