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암 정복' 힌트될까…mRNA로 '암 백신' 효과봤다

모더나·머크, 중간임상 결과 성공적
흑색종 환자에 치료·재발 방지 효과
코로나19 백신 제조 기술에서 차용

영원한 난제였던 '암 정복'에 인류가 한발짝 더 다가섰다.

머크 앤드 컴퍼니와 모더나 테라퓨틱스에서 개발한 신항원 암 백신 mRNA-4157이 흑색종의 치료와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머크와 모더나가 고위험 흑색종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공동 개발한 암 백신 중간단계 임상실험을 시행한 결과, 백신과 머크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를 함께 처방받은 환자의 79%는 18개월 뒤 암세포가 검출되지 않았다.

키트루다만 맞은 환자 중에서는 62%가 암이 치료됐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미국 암 연구소 협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된 것이다. 임상에 참가한 환자 157명은 모두 암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이들 중 50명에게는 키트루다만, 107명에게는 백신과 키트루다를 모두 투여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새 백신은 암 재발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2년 뒤 재발 여부를 확인했을 때, 백신과 키트루다를 모두 받은 집단의 재발 및 사망율은 키트루다만 받은 집단에 비해 약 18%가 낮았다.

머크와 모더나가 개발한 새 백신은 모두 환자 맞춤형으로 개발됐다. 개별 백신 개발 기간은 약 6-7주였으며, 모더나가 코로나 19 백신을 만드는 데 사용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도 차용했다.

이 백신은 흑색종뿐만 아니라 다른 암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WSJ에 백신이 흑색종 종양의 돌연변이 수에 관계 없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즉 돌연변이가 적은 암 유형에도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올해 말부터 대규모 연구를 시작해 중간 임상실험의 결과를 확인하고, 해당 백신에 대한 규제 당국의 승인을 이끌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