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한국·독일에 敗…비즈니스 IT화 읽지 못했기 때문'

"獨, 일본 제품에 비해 뛰어난 경쟁력"
"韓, IT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 높아"
"일본, 변화 흐름 읽어내지 못해" 지적

일본의 한 유명 경제평론가가 자국 기업의 경쟁력이 한국과 독일 등에 비해 뒤처진다고 평가하며, 그 이유가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가야 게이이치는 최근 현지 IT전문 매체 '비즈니스플러스 IT'에 '일본 경제가 독일·한국에 완패한 이유, 분기점이었던 90년대에 무엇을 잘못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독일에 추월당하고 있다. 이미 1인당 GDP에서는 대만에 역전당했고,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한다"며 "국내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지만, 과연 그럴까. 과거와 일본 경제의 현주소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가야 평론가는 일본 경제는 원래 독일을 이긴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2년 기준 명목 GDP(달러 기준)는 일본 4조 3006억 달러, 독일 4조 312억 달러로 일본이 조금 더 많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2023년에도 일본이 독일을 간신히 앞설 것으로 보이지만, 엔화가 예상보다 더 약세를 보일 경우 당장 올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의 인구가 약 1억 2500만명인데 비해 독일은 약 8300만명"이라며 "1인당 GDP는 독일이 일본의 1.4배에 달한다"고 했다. 인구 규모 면에서 독일이 일본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1인당 GDP는 독일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또 가야 평론가는 독일 경제가 일본을 제친 이유는 높은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수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매력 평가로 보면 일본의 1인당 GDP가 독일을 웃돌았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인구수로 인해 (GDP) 규모 면에서는 역전됐지만, 본질적으로 일본은 독일을 추격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일본 하청에서 日능가하는 공업국으로 성장"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가야 평론가는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한국은 일본의 하청업체로 부품을 생산하는 나라였으나, 1990년대 이후 IT와 반도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일본을 능가하는 공업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이후 한국의 평균 실질 성장률은 3%를 돌파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일련의 고도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첨단산업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제품의 경쟁력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가야 평론가는 "일본과 비교해 한국은 원화 가치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 수출기업에 상당히 불리한 환경"이라며 "그런데도 한국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호평했다.

가야 평론가는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독일과 한국에 뒤처진 것은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전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즈니스의 IT화라는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일본 업체들은 전통적인 제품 전략을 고수했고 반도체, 전자 등 분야에서 거의 완패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했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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