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 순직' 소방관 묘소에 놓인 생일선물 '도난'

지인이 두고간 신발 사라지고 빈 상자와 편지만
유가족 "무례한 행동에 상처…경찰 신고"

지난달 전북 김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의 묘소에 지인이 두고 간 생일 선물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유가족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신발을 도난당하기 전 고 성공일 소방교 묘소의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성 소방교의 지인은 대전현충원에 마련된 고인의 묘소를 찾아 선물인 신발을 놓고 왔다. 이 신발은 당초 성 소방교의 생일인 지난달 16일에 선물하기 위해 준비했던 것이지만, 성 소방교가 생일을 열흘 앞둔 지난달 6일 순직해 뒤늦게 전달했다.

선물을 놓은 지 불과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 3일, 유가족이 묘소를 찾았을 때 이미 신발은 사라진 상태였고, 묘소에는 빈 상자와 편지만 남아있었다. 유가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사실을 알리며 "비가 온다는 소식에 선물이 젖을까 봐 오빠에게 다녀왔는데, 빈 상자와 편지만 남겨져 있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충원에 문의했지만 보관하고 있는 물건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에 가족들은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지난달 6일 오후 8시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하다가 숨졌다. 그는 앞서 대피한 할머니로부터 '안에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말을 듣고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주택 내부로 진입했으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그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소방교는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새내기' 소방관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소방관이 되길 희망했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꿈을 이뤄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고인의 희생과 투철한 사명감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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