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5·18 민주묘지 참배…전두환 일가 중 처음

입던 겉옷으로 묘비 닦으며 "늦어서 죄송하다"

방명록엔 "민주주의 진정한 아버지 여기 묻혀"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우원(27)씨가 오월 영령들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사진=민현기 기자]

전씨는 31일 오전 11시 30분쯤 묘지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의 최초 사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역과 고(故) 전재수군에 이어 행방불명자와 이름이 없는 무명열사 묘역 등을 찾아 참배했다.

김범태 5·18 민주묘지관리소장으로부터 오월 영령들의 사망 경위 등을 듣고 깊게 생각에 잠긴 그는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희생자의 묘비를 닦아내는 등 진심 어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씨는 참배하는 동안 5·18 유가족도 만나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고,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인 김길자 여사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냐"며 그를 꼭 안아줬다.

전씨는 "저 같은 죄인에게 이렇게 (참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하고,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는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고 적었다.

오전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전씨와 오월 단체들은 오후 3시쯤 옛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을 찾아 도청지킴이 어머니들에게도 사죄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다.

전우원씨가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역의 먼지를 겉옷으로 닦고 있다.[사진=민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