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그립고 캥거루랑 싸우고…얼룩말 탈출 속사정

엄마·아빠 얼룩말 숨진 후 성격 변해
캥거루랑 싸우고 사육사에도 반항
"얼마나 슬픔 컸으면…" 네티즌 응원

탈출 소동을 벌인 얼룩말 세로의 슬픈 사연이 알려지자 다수 누리꾼들이 세로의 탈출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2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2살 난 수컷 그랜드 얼룩말 세로가 우리 주변에 설치된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했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인근에서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이 주택가를 돌아다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로는 이후 인근 지역 도로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3시간 만에 생포됐다.

지난 1월 서울시설공단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반항마' 세로의 사연이 공개됐다. 세로는 어린이대공원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지만, 엄마와 아빠 얼룩말이 차례로 숨을 거둔 후 반항하기 시작했다고 사육사들은 전했다.

2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2살 난 수컷 그랜드얼룩말 세로가 우리 주변에 설치된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영상에는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캥거루와 싸우고, 사육사들에게도 거칠게 대하는 세로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사육사들의 꾸준한 노력에 세로도 마음을 잡고 행복하게 지내는 듯했다. 사육사들은 세로가 무료하지 않도록 장난감도 주고, 간식도 주면서 챙겼다.

도심으로 탈출한 세로는 동물원에서 1km 떨어진 광진구 구의동 골목길에서 포위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 공원 사육사들은 세로를 둘러싸고 안전 펜스를 설치한 뒤 총기 형태의 마취 장비 '블루건'을 이용해 일곱 차례 근육이완제를 투약했다. 결국 쓰러진 세로는 화물차에 실려 서울대공원 측으로 복귀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공원 사육사들은 세로를 둘러싸고 안전 펜스를 설치한 뒤 총기 형태의 마취 장비 '블루건'을 이용해 일곱 차례 근육이완제를 투약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다행히 세로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공원 측은 "탈출 원인 등을 면밀히 조사해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얼룩말 건강을 위해 대공원 수의사 및 담당 사육사들이 전담해 돌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로의 사연 알려지자 "엄마와 아빠를 잃은 데다 한창 사춘기라던데, 잘 지냈으면 좋겠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컸으면 울타리를 부쉈을까", "가족 잃은 슬픔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똑같다"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슈2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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