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인니법인장도 사임…상장 앞두고 해외경영진 개편

인니법인장 교체…북미법인 임원진도 개편
SM 인수로 상장 가시화…경영 효율화 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도네시아법인장을 교체했다. 북미법인 주요 경영진을 대거 바꾼 것에 이어 해외법인 리더십을 개편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로 기업공개(IPO) 계획에 속도가 붙으면서 경영 효율화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카카오엔터 인도네시아법인은 강정구 글로벌사업실장 겸 아세안사업총괄이 관할하고 있다. 그간 인도네시아법인을 이끌던 성진일 전 법인장은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났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했다"고 말했다.

성 전 법인장은 2015년 네오바자르를 창업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웹툰 플랫폼 '웹코믹스'를 운영하다 2018년 카카오엔터에 인수됐다. 이후 성 전 법인장이 카카오엔터 인도네시아법인을 이끌었다.

카카오엔터는 북미법인 임원진도 대거 개편했다. 올 초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김창원·박종철 공동 대표 체제에서 박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카카오엔터에서 글로벌전략책임(CSO)을 겸직하던 김 전 대표는 퇴사했다. 김 전 대표는 카카오엔터가 2021년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창업자다. 타파스는 카카오엔터가 비슷한 시기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합병돼 타파스엔터로 출범했다.

지난해 말에는 래디쉬의 이승윤 창업자가 대표직을 내려놨다. 벤 스턴버그 래디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테일러 칼슨 래디쉬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회사를 떠났다. 이후 강 실장이 타파스엔터 COO까지 맡고 있다.

해외법인 경영진 개편에 나선 것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서다.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불려왔지만 해외사업 적자가 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태국 등 해외에 총 15개 종속기업을 두고 있다. 해외법인들은 2021년 총 2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에서도 경영 효율을 고려하고 있다"며 "북미와 태국법인에 집중해서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에스엠 인수로 상장 발판을 마련한 만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엔터는 2년 전 상장 준비에 나섰지만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콘텐츠가 부족했고 증시 부진이 겹치면서 상장을 미뤘다.

최근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을 가져가기로 하면서 카카오엔터 IPO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엔터가 올 초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1조원이지만 에스엠 인수 시 25조원 규모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팬덤을 가진 에스엠 지식재산권(IP)과 카카오엔터의 IP 사업 노하우를 합치면 시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에스엠과 미국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에스엠 인수로 해외 사업 재정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카카오 계열 비상장사 중 가장 덩치가 크고 IPO 모멘텀도 이제 막 시작됐다"며 "일단 에스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가져온 후 비용 효율화나 핵심 사업 강화에 집중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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