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金 땅투기 추궁하더니…'성공한 당대표 되도록'

김기현-황교안 오찬 회동 '원팀 공감대'
黃 "대여 투쟁 병립 가능…가는 길 변함없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원팀' 구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황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 내내 김 대표에 대한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데 이어 회동 전날까지도 전당대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와는 대비되는 행보다.

황 전 대표는 14일 김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차기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원팀'에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대표가 구상하는 당의 미래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제 의견도 말씀드렸다"며 "성공한 대통령, 당대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황 대표는 이날 '대여 투쟁'을 병립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가는 길은 변함이 없다"며 "그렇지만 당대표가 새로 세워졌으니까 당대표 중심으로 당이 정상화되고 다시 일어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대표와 오찬을 위해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회동에서는 김 대표에 대한 투기 의혹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대표는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에 대한 울산 땅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1차 당대표 후보 TV 토론회 이후 전당대회 내내 김 대표에 대한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날을 세웠다.

황 전 대표는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경선 후유증' 우려를 낳기도 했다. 지난 9일 황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인 '황교안TV'에는 '국민의힘 경선 투표조작 빼박 증거'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는데, 황 전 대표 측 인사들은 투표율을 55%로 높이기로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는 점, 투표 시작 이후 선거인단 수가 달라졌다는 점, ARS모니터링 불투명한 절차로 집계됐다는 점 등을 들어 투표 조작 가능성을 주장했다.

황 전 대표도 직접 부정선거 의혹을 언급했다. 황 전 대표는 회동 전날인 13일 '이거 조작이 의심되지 않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모바일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중앙선관위가 투표자 수를 5초에 한 번씩 발표하는데, 첫째 날 16시경엔 투표인 수 끝자리가 모두 5로 끝났다. 5초 동안 정확히 10의 배수로 늘어났다는 뜻"이라며 "반면 둘째 날 16시경은 끝자리가 5, 3, 2, 7, 3, 1 등 들쭉날쭉하게 끝났다. 이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주사위를 던졌을 때 숫자 1이 연속해서 10번 나올 확률은 6046만6176번에 한 번"이라며 "0부터 9까지 10가지 종류가 있는 숫자는 똑같은 숫자가 연속해서 나올 확률은 100억번에 한 번"이라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도 김 대표에 대한 땅 투기 의혹을 다시 한번 거론했다. 그는 "지금 우리도 우리지만 민주당에서 조사하고 있지 않나. 유야무야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께서 있는 사실들을 잘 정리해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그게 성공하면 성공한 대표가 되는 것이고,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면 정말 깊은 사과와 성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와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단톡방 김기현 지지' 논란 관련 공동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최근 황 전 대표는 각종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도 김 대표의 당선을 축하거나 오찬 회동을 하는 등 양면성을 보이는 모습이다. 앞서 전당대회 당일 경쟁자였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 대표 수락 연설을 듣지 않고 자리를 떴지만, 황 전 대표는 끝까지 남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전당대회 다음날인 9일에는 김 대표 당선을 축하하며 화합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께 축하드린다"며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도 당원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을 계속 이어가겠다"며 "국민의힘 안에서 도울 것은 돕고 필요하면 조언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전 대표가 부정선거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황 전 대표는 2020년 총선과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슈1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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