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고도비만, 의지 부족 아닌 엄연한 '질병'…비만대사수술 올바로 알기

고도비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에 의해 비만 치료제가 연달아 개발되며 치료제 시장이 열리는 추세이지만 현재까지 확실하게 검증된 '고도비만' 치료법은 수술적 치료다. 식탐과 포만감, 음식 중독 등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수술적 치료가 도와줄 수 있다.

고도비만 수술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용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은 "체중을 줄이고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며 운동, 식이요법을 해도 고도비만 환자는 몸의 주요 장기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불균형 상태에 있어서 쉽지 않다"면서 "비만을 미용적 측면으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되며, 비만은 일상생활 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다양한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수면 장애와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될 수도 있다. 여성은 성호르몬과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줘 생리 활동을 방해하고 지방간과 자궁내막증 발병 위험을 높이거나 심하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가운데 비만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질병은 당뇨병이다. 고도비만은 당뇨병 발병 위험이 4배 이상 높다.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위험성도 함께 증가한다. 비만 환자는 보통 당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운동, 식습관으로 치료와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비만당뇨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도비만 환자의 대표적 치료법은 비만대사 수술이다. 위장 크기를 줄이는 위절제술과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바꾸는 위우회술·십이지장우회술 등이 있다. 환자 건강 상태와 동반질환 등을 종합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안전성과 효과가 널리 검증됐다. 비만 수술을 받은 당뇨 환자의 체중감량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고 혈당 관리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문제를 개인의 의지나 관리 부족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엄연한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2019년부터 당뇨병 등 대사질환 위험이 큰 비만 환자가 받는 비만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비만은 당사자 잘못도 아니고 혼자 치료하기도 어렵다"며 "사회가 그런 상황을 제공했고, 그 해법도 사회와 함께 해결해야 하며, 가족이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부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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