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보고서]돈 아끼고 환경 지키고 개성 살리고…'중고의류' 붐

가치소비 중시하는 MZ세대
중고의류, 개성 표현 수단 되기도

편집자주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고거래가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창고형 구제(중고) 매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보물찾기하듯 고르는 등 중고 라도 본인의 취향에만 맞는다면 개의치 않고 구매하는 모습이다. 이는 저렴한 가격으로 개성 있는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데다 친환경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고물가 속 중고거래 활발…특히 MZ세대에 인기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발표한 '미래 중고 패션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패션 분야 거래 이용자의 약 78%는 MZ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26~35세 고객이 전체의 33%를, 25세 이하가 29%를 차지해 35세 이하 고객이 절반 이상이었다. 이어 44세 이상이 22%, 36~43세가 16%로 그 뒤를 이었다.

유독 MZ세대 사이에서 중고거래가 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젊은층이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특성을 가진 것과 연관 있다. 예컨대 중고 명품을 구매하면 해당 제품이 중고인 것보다는 명품을 쓴다는 것 자체에서 의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젊은층은 다른 세대와 비교해 중고거래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중고 제품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특히 지금처럼 고물가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고 물품은 돈을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했다는 직장인 강모씨(29)는 "최근 라섹을 하게 돼서 안경이 필요 없어졌다"며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워서 안경테를 '당근마켓'을 통해 팔았다. 환경도 보호하고 용돈도 벌고 일석이조"라고 했다.

중고의류 매력? 저렴한 가격·친환경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중고 거래 물품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은 중고 의류다. 과거 의류는 몸에 직접 닿는다는 점에서 중고를 꺼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일상화되면서 중고의류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줄었다.

저렴한 가격에 흔하지 않은 디자인의 빈티지 의류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이목을 끄는 요인이다. 대량생산되는 기성 제품에 비해 중고의류는 같은 디자인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소구력이 있다.

또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젊은층은 자신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비용 지불을 망설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친환경 소비다. 중고 의류를 입게 되면 버려지는 의류의 재사용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실제로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산업연구원이 2021년 11월 발표한 '친환경·리사이클 섬유 패션산업 육성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섬유 패션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10%, 해양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의 20~35%, 그리고 살충제 사용량의 10~25%를 차지하는 등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발생시킨다.

또 패션산업에 소요되는 물의 양은 전체 산업계가 사용하는 양의 약 20%에 달한다. 예를 들어 한 장의 면 셔츠를 생산하는데 무려 약 2700ℓ의 물이 필요한데, 이는 한 사람이 2.5년 동안 마시는 물의 양과 같다. 더욱이 면 셔츠의 주재료인 면화를 재배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살충제는 전 세계 사용량의 24%, 농약은 전 세계 사용량의 11%를 차지한다. 이는 토양과 수질 오염 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고의류 시장 규모는 더욱 성장할 예정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전 세계 중고의류 시장이 2021년 400억 달러(약 52조2200억원)에서 2025년 770억 달러(약 100조5235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에게 중고거래는 고물가 시대를 사는 요령 중 하나"라며 "중고거래를 통해 조금이라도 지속가능하며 알뜰한 거래를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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