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개딸 문자, 너무 세지면 역효과'

비명(非明)계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의 문자 폭탄에 대해 "강도가 좀 세지만 그게 아마 거꾸로 갈 것"이라며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 의원은 2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서 "(문자를 받는 의원들이) 그렇게 억압하는 쪽의 반대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민주당 내 '무더기 이탈표'가 나오면서 개딸들은 '이탈표 색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탈표를 던진 것으로 의심받는 의원들은 개딸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자신의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 의원은 "저 같은 사람이야 7년을 시달린 사람이기 때문에 굳은살이 박이고 내성도 생기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다"며 "처음 당하시는 부들은 놀라서 '나는 부결표 던졌다' 그런 분도 계신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놀라고 위축될지 몰라도 이게 강도가 좀 세지면 그게 아마 거꾸로 갈 것"이라고 했다.

문자 폭탄에 인간적 모멸감을 느낀다고도 밝혔다. 그는 "일단 날아오는 문자를 보면 저를 비롯한 타깃으로 삼은 의원들을 사람으로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십자가 밟기를 강요당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십자가 밟기'는 기독교가 탄압받던 시절 기독교인들을 가려내기 위해 쓰인 방법이다.

친명(親明)계는 이번 이탈표가 공천권 보장을 거래하려다가 실패해 '트릭'을 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당선이 되려면 경선과 본선이라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경선만 생각한다면 지금 현 체제에 가급적 협조적인 게 더 편하다"며 "그런데 경선만 된다고 해서 그러면 본선에 당선되느냐"고 반문했다.

공천이 아닌, 총선 본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 간판 달고 과연 본선에서 경쟁력이 담보될 수 있을까? 이거를 걱정하는 것"이라며 "그 고뇌의 흔적들이 그 체포동의안 표결 때 여러 가지로 그렇게 발로가 됐다"고 설명했다.

친명계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 거취를 전체 당원 투표로 결정하자'고 한 데 대해서는 "전체 당원이라고 하면 그러면 그중에서 실제 적극적 참여 의향이 있는 분들은 소수일 거고, 그분들이 또 지금 문자 보내시고 그렇게 할 건데 그분들 의향은 뭐 뻔하지 않나"며 "옛날에 뭐 위성 정당 만들 때나 서울·부산 시장 그 당헌·당규에 반해서 출마시킬 때 그때도 다 전 당원 투표 결과로 갔었다"고 꼬집었다.

이슈1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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