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급·선박부족…車 수출 발목잡는 요인은

[한국 산업 왕좌 교체③]
자동차 수요는 높지만 수출 선박 부족
자동차운반선 감소에 중국 수출 증가
배터리 수급상황…언제든 '뇌관'

전 세계 자동차 수요는 올해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을 늘리기 좋은 여건이라는 얘기인데, 마냥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 공급 쪽에서 나쁜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 때문이다.

당장 불거진 게 수출선박 부족 문제다. 운송을 전담하는 계열사가 있는 현대차·기아와 달리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중견 완성차 업체는 당장 신차를 실어나를 배가 부족해 골머리를 앓는다. 자동차운반선(PCTC)의 운송료는 시간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선사에선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신규 선박을 주문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2019년 770척에 달했던 자동차 운반선은 현재 750척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자동차 운송 수요가 꾸준하게 늘었다.

여기에 중국에서 수출을 늘린 영향도 있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311만대다. 전년 대비 54% 늘었다. 안 그래도 배가 부족한데 중국이 쓸어 담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분기 평균 4만6167달러였던 6500CEU(1CEU는 차량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급 PCTC 1일 임대료는 2분기 5만9167달러, 3분기 7만8333달러, 4분기 10만5000달러로 급등했다. 올해 1월에는 11만달러선까지 뛰었다.

쌍용차는 유럽 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토레스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PCTC 부족을 겪고 있다. 현재 운반선으로 실어나르지 못하는 물량은 컨테이너선을 통해서 수출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계약을 맺은 업체가 발주한 선박이 나올 때까지 부족 문제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나 돼야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 역시 "비정기선 계약과 같은 임시적인 방법을 계속할 수 없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필요한 배터리 수급상황도 언제든 뇌관이 될 수 있다.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쓰는 리튬이온배터리 지난달 수입액은 7억8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배터리 수입보다 수출이 많은 순수출국이었는데 올 들어선 수입이 더 많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만으로는 수급이 안 돼 중국산 배터리를 많이 수입해 쓰고 있다. 배터리 원재료의 일정 기준 이상을 중국산으로 쓸 경우 세금공제 혜택을 주지 못하게 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올 상반기 시행될 예정인 만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산 전기차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IT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산업IT부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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