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임신한 성 전환 인도 부부…2.92㎏ 아기 순산

난소와 자궁 적출하지 않았기에 임신 가능
인도 내 트랜스젠더 약 200만명으로 추산

'남편 만삭 사진'을 공개해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됐던 인도의 성 전환 부부가 무사히 새 생명을 품에 안았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트랜스젠더 부부인 지야 파발(21)과 자하드(23)의 사연을 소개했다. 파발은 태어날 때 남성이었으나 현재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대로 자하드는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현재는 자신을 남성이라 여기고 있다.

인도 트랜스젠더 부부인 지야 파발(21)과 자하드(23)의 만삭 화보 사진. [사진출처=인스타그램 캡처]

두 사람이 아기를 갖기로 결정한 건 1년 반 전이다. 성전환을 진행하던 중 두 사람은 호르몬 치료를 중단했다. 바로 아이를 갖기 위해서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 전환 중이던 자하드가 아직 난소와 자궁을 적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자하드는 '남편 만삭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파발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사진은 인도 커뮤니티 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사진의 '좋아요' 수는 2만개가 넘었고, 축하 댓글도 1000개 이상 달렸다. 트랜스젠더 배우 S 네그하는 사진에 "트랜스젠더도 가족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파발과 자하드는 "이는 인도에서는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우리가 아는 한 (인도 내에서) 자신을 생물학적 부모라고 밝히는 트랜스젠더들은 없다"고 말했다.

인도 트랜스젠더 부부인 지야 파발(21)과 자하드(23)의 만삭 화보 사진. [사진출처=인스타그램 캡처]

BBC는 "인도에는 약 200만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2014년 인도 대법원은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권리를 가진다고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BC씨는 "인도 내에서 트랜스젠더들은 여전히 교육과 의료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종종 편견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당초 예정일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지난 8일에 아기를 출산했다. 파발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아기의 작은 손을 잡은 사진을 올리고 "오늘 아침 오전 9시 37분 요란한 울음소리와 함께 2.92kg 아기가 무사히 태어났다"며 "곁에 있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기의 성별은 밝히지 않았다.

지야 파발이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산소식을 알리면서 공개한 사진. [사진출처=인스타그램 캡처]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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