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기자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의 최우선 과제로 '생사 확인'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최종적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는 북측의 호응이 필수인 만큼 윤석열 정부의 이산가족 정책에도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4차 남북 이산가족 교류촉진 기본계획(2023~2025년)을 수립, 7일 발표했다. 기존 기본계획을 보완·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작성됐으며 ▲이산가족 교류 재개 및 활성화 ▲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문제 해결 ▲이산가족 교류기반 확대 ▲이산가족 위로 및 대내외 공감대 확산 등이 4대 추진과제로 제시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북녘에 있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숨진 이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3647명에 달한다. 지난달 기준 생존자 4만2220명 중에서도 80~90대(2만8605명·67.8%)가 절반을 넘기는 등 이산가족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 60세 이상 노인으로 기준을 넓혀도 3만9970명으로, 94.7%에 육박한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생존 이산가족 전체 명단의 일괄 교환 및 회보, 시급한 대상자부터 확인 및 회보 등을 통해 전면적 생사 확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면적 생사 확인이 어려운 경우 연간 일정한 규모로 지속 실시하면서 점진적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남북 이산가족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전용망 연결 등 기술적 협력 방안을 준비하는 한편 북측과의 명단 교환에 대비, 생사 확인 의뢰서의 현행화도 추진한다.
이 밖에도 통일부는 명절을 비롯한 주요 계기를 활용한 이산가족 상봉 재개, 이산가족 고향 방문 등을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고향 방문이 성사될 경우 우선 대상인 이산 1세대뿐만 아니라 2~3세대의 참여를 통해 이산가족 정체성 유지도 도모하겠다는 게 통일부의 구상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제의했던 회담에 대해서도 북측은 여전히 아무런 호응을 하지 않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부는 교류 기반 확대를 위한 영상편지 제작, 해외 이산가족 실태 파악, 국내외 공감대 확산 사업 등 우리 측에서 먼저 할 수 있는 사업에도 공을 들일 방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산가족의 고령화 상황을 감안해 가용한 정책 수단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며 "아울러서 '이산가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긴 이산가족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