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온다'…외국行 항공권·숙박 예약 급증

3년 간 발 묶였던 中 관광객 돌아오나
국제선 증편·인력 부족·행정 등 회복돼야
韓 여행 및 카지노업계도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김흥순 기자, 구은모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년 간 발이 묶여있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조짐이다. 국내 여행 및 카지노 업계도 대규모 관광객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역 지침 변화와 국제선 증편 여부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9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이 방역 기준을 대폭 완화한 ‘국가 10대 조치’를 발표한 이달 7일부터 27일까지 중국인들의 해외 비자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12배 증가했다. 이는 중국 온라인 여행기업 씨트립의 자체 데이터 조사 자료로, 이 회사 플랫폼을 통한 비자 상담 건수는 한 달 전보다 1.5배 증가했으며 대부분이 ‘관광’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中 단체관광객 돌아오나…韓 여행에 관심= 중국인들의 시선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주변국에 쏠려있다. 중국 여행 플랫폼인 ‘취날’의 데이터에 따르면 27일 기준 국제호텔 예약 상위 3개 국가는 태국, 일본, 한국으로 각각 전날보다 116%, 86%, 56% 급증했다.

다만 중국 관광객이 단기간 내에 과거처럼 밀려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국 국가 이민 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국 전역의 출입국 검사 인원은 8457만20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16.50%에 불과하다. 이민관리국은 해외발 입국자의 격리를 폐지하기로 한 다음달 8일부터 중국인들의 관광 등을 위한 여권 신청 접수와 승인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지만, 발이 묶였던 지난 3년 사이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된 인원을 감안하면 관계당국이 단기 내에 모두 처리하기엔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여러 국가와의 국제선 증편을 논의중이지만, 실제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국 항공데이터 제공업체 페이창준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중국의 국제선 운항 횟수는 일일 208회로, 2019년 일일 평균의 7.7%에 그친다. 수요가 급증하며 항공권 가격도 뛰고있다. 12월 말을 기준으로 상하이에서 일본 도쿄까지의 직항 항공편 가격은 5000~1만위안( 약 91만~182만원)에 달한다.

지난 3년 간의 불황으로 민간 항공사가 시행한 구조조정 등 인력 손실도 문제다. 지난 7월 중국 민간항공국은 항공기 기장 수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215명 급감했으며, 유지보수 인력은 9298명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치치 광저우 민간항공직업·기술대학 부교수는 "지난 3년 간의 서킷브레이커 정책이 취소되면서 국내외 항송사들의 국제 항공편 상황이 현재 불안정한 상황"이라면서 "조속한 운항 재개와 국내 입출국 관리 정상화 등이 단체여행 등 본격적 수요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광업계 관계자는 "향후 1~2개월 가량은 해외의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조치가 있을 수 있다"면서 "내년 3월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안정되고 나면 실제 여행 수요는 회복되고, 대규모 단체 여행의 경우 6월이나 7월쯤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국내업계도 ‘예의주시’=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조치를 대거 완화하면서 국내 여행업계와 카지노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수요가 발생할 경우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전담 자회사 하나투어ITC를 통해 중국 현지 여행사와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모두투어도 베이징 지사를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방역조치와 항공편 증설 등 선결 과제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당장 중국 내 확진자도 늘고 있어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관광객 입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도 동향 파악으로 분주하다. 중화권이 전체 고객의 40%가량 차지할만큼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카지노 업계는 지난 10월 일본 무비자 관광이 재개된 영향으로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는데 중국 수요가 반영되면서 주가도 꿈틀대고 있다.

3년째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 관광객의 귀환이 매출 회복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전 ‘따이공(중국인 대리구매상)’은 공항을 포함한 면세점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해왔다.

업계는 중국의 봉쇄정책 해제로 이변이 없다면 내년 중국인 관광객과 매출 회복 흐름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방한 중국인 회복이 본격화되면 면세 채널로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 점진적 회복이 나타나고, 3분기에는 관광객 성수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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