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시네필(Cinephile), 영화 마니아다.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부터 오래전 나왔던 영화 다시 보기까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서 보기도 하고 때로는 영화관에서 직접 보기도 한다. 그런 김 의원에게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꼽아 달라는 건 너무나 어려운 미션이었다.
김 의원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10번 넘게 봤고 '굿 윌 헌팅'을 보면서 여러 번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했다. 흑인이 갈 수 있는 호텔을 기록해 놓은 책 이름을 딴 영화 '그린북'을 보면서 인종차별과 평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너무나 재밌게 본 영화라고 소개했다. 미국 유학 시절 봤다는 영화 '코요테 어글리'는 전반적으로 경쾌한 분위기에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꼭 다시 한번 보라고 추천했다.
수많은 영화를 '애정'하는 김 의원이지만 젊은 세대들이 꼭 보기를 권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 바로 미국의 여성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란 영화다. 김 의원도 프랭클린 펴서 법과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 출신이다.
긴즈버그의 일대기를 다룬 이 영화는 그가 하버드 로스쿨에서부터 모두가 인정하는 뛰어난 재원이었음에도 여성이란 이유로 수많은 차별을 당하고,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을 담담히 풀어낸다. 김 의원은 "불평등에 정말 몸소 맞선 분인데 그가 맡은 사건들이 역사를 바꿔 놓은 내용이 많다"면서 "젊은 친구들은 정말 꼭 한 번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평불만을 쉽게 하는 사람들에게 긴즈버그를 예로 들면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그런 권한을 가질 수 있는 자리에 가기까지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해준다"면서 "평등이나 공정의 가치를 말로써 추구하기는 쉽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이 실제론 몹시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60년대생인 김 의원 역시 '남존여비(男尊女卑)' 문화의 시대를 살았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반장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더니 담임 선생님께서 '여자는 반장 하는 것 아니다'라며 손을 내리라 했다"면서 "그런 시대에 비하면 지금 여성의 지위는 많이 향상됐지만, 이제는 내 나름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존중받는 시대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가 넥타이를 못 매라는 법은 없지 않으냐"며 "다수가 하는 것을 따라함으로써 내가 편하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고 내 나름의 가치, 또 내 나름의 패션 취향이 있다면 그것을 추구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시의회 광역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한 김 의원은 모두가 함께하는 정치를 꿈꾼다. 그는 "정치판에서 자기 혼자 크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다 같이 함께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