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GDP 역성장에 경기침체 시작…전쟁 9개월만 대러제재 효과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침체기 돌입
고유가로 버티는 경제…4%대 침체 예상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가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공식적인 '경기침체기(recession)'에 돌입했다. 전쟁과 대러제재의 장기화로 수출이 위축되고 도·소매업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침체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고유가 상황 지속과 중국, 인도로의 에너지 수출이 계속 이어지면서 3~4%대의 예상보다 완만한 역성장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연방통계청은 러시아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4%를 기록해 2분기에 이어 2개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통상 한 나라가 2개 분기 연속으로 GDP가 역성장하면 침체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정된다.

특히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대러제재로 위축된 도매업과 소매업이었다. 러시아의 도매업과 소매업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2.6%, 9.1% 수축해 GDP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러제재 속에 핵심부품과 기술 수입이 차단돼 제조업도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부분동원령으로 청년층이 대거 징집돼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노동력 부족까지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 옴부즈맨 보리스 티토프는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 기업 5800곳 중 3분의 1이상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9월 시행된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으로 피해를 본 기업도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다만 러시아는 전쟁 초기에 대다수 전문가가 제시한 급격한 추락과 달리 현재까지는 충격을 비교적 잘 버텨내는 모습이다. 이달 8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GDP가 작년 대비 3.5%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도 3.4∼4.5% 수준의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석유,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고유가 기조 지속과 중국, 인도 등의 에너지 수입 증가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점차 줄고 있어 내년부터는 GDP 감소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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