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대리점주들도 상경 집회…'일방적 통보로 생계 막막, 대책 마련하라'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열린 푸르밀 사업종료 규탄 전국 대리점주 집회에서 대리점주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송승윤 기자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푸르밀 대리점주들이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사업종료 통보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사측을 규탄했다.

전국푸르밀대리점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 사업종료 규탄 전국 대리점주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50여 명의 대리점주가 참석했다. 이들은 '대리점은 다 죽는다. 생존권을 보장하라', '대리점을 무시하는 갑질횡포. 손해를 보상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푸르밀은 판매 약정서에 명시된 공급 의무를 준수하고 사업종료 조치로 발생하는 대리점의 손해를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대리점주들은 "30년 넘게 푸르밀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학교와 마트 등에 납품하며 생계를 이어왔는데 이번 조치로 살길이 막막해졌다"면서 "이 같은 사실도 본사를 통해 들은 것이 아니라 뉴스를 보고 알았으며 억울함과 분노를 알리고자 집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치영 비대위원장은 "푸르밀은 대리점과 체결한 계약 기간이 엄연히 남아 있음에도 오로지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일방적으로 청산을 결정했다"면서 "이런 야만적인 조치로 우리 대리점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됐고 생계가 불투명한 상황에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회사는 어떠한 피해보상 대책 없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합당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우리의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도 연대발언을 통해 "푸르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대리점주와 직원, 화물기사 등 1000명 이상이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면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여러 대리점 사업 종사자들에게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르밀 본사 앞에선 푸르밀의 일방적인 사업 종료를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낙농가의 생존권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집회를 시작으로 바로 다음 날인 26일엔 푸르밀 노동조합이 회사의 사업종료와 해고 통보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푸르밀 노사는 지금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전날 전주공장에서 실무진과 노조가 모여 진행한 4차 교섭에선 노조가 제시한 30%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한 회사 매각 추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실무진은 이를 재확인하고 경영진에 보고하기로 했다. 수용 여부는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앞서 푸르밀은 이달 30일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고 지난달 17일 400여 명의 전 직원들에게 사업 종료 사실 및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수년간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매출이 급감했고, 누적 적자가 커졌으나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다. 앞서 LG생활건강이 푸르밀 인수를 추진했다가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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