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영업이익률 커머스 스타트업…비결은?

박재빈 뷰티셀렉션 대표 인터뷰
지난해 약 300억원 매출에 3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
'잘 만든 제품' 인플루언서 커머스 채널에서 집중 유통

박재빈 대표

"누적 구매 고객 수는 50만 명, 제품 객단가는 10만원대로 높은 편이지만 재구매율 80%, 반품률은 0.2%, 신규 고객의 구매 전환율은 15% 정도입니다." 뷰티셀렉션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는 박재빈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경쟁이 치열한 커머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수치라는 이유에서다.

뷰티셀렉션의 이례적인 성과는 또 있다. 지난해 약 300억원의 매출에 3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커머스 기업, 더 나아가 전체 스타트업 회사 중에서도 흑자를 내는 곳이 흔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띈다. 대형 플랫폼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커머스 업계에서 흑자를 내는 스타트업, 어떻게 가능했을까. 박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다.

박 대표는 "간단하게 표현하면 잘 만들어서 잘 팔겠다는 것"이라며 "원료 등을 톱 5% 안에 들 수 있는 것을 사용하고 판매에서는 차별화된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뷰티셀렉션은 뷰티 분야와 건강기능식 분야에서 브랜드 7종과 50여개의 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 4월 패션 분야 회사를 인수해 브랜드는 8개로 늘었다. 이를 인플루언서 커머스 채널에서 집중적으로 유통한다.

박 대표의 말대로 '퀄리티'에 집중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단순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품질에 투자하면 원가가 올라가고 판매가 역시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값이 좀 나가더라도 좋은 제품이라는 것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초 단위의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나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마케팅으론 제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뷰티셀렉션이 선택한 방법은 '인플루언서'였다. 박 대표는 "인플루언서들의 주위에는 그들이 뭘 먹고, 뭘 입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모여 있다"며 "2시간 라이브 방송을 하며 1시간 30분 동안 제품에 관해 얘기를 해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구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품질에 집중한 제품인 만큼 구매하면 만족도가 높고 재구매율이 높은 구조가 된다. 인플루언서야말로 '퀄리티'에 투자한 제품을 판매하기 좋은 채널이라는 얘기다.

뷰티셀렉션과 협업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는 약 30명 정도다.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제품을 사용하고 비교하는 분야에 특화돼 있다. 다만 시장에선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판매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수 있다. 제품력이나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인플루언서 개인의 유명세에 의존해 단발성, 광고성 마케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제품을 소개하는 인플루언서를 '팔이피플'이라고 비하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 대표는 인플루언서를 믿고 구매했는데 제품에 문제가 있는 사례들이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키웠다고 봤다. 그는 "결국 가장 기본은 제품이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했다면 만족도가 높다"며 "인플루언서들이 허위 광고는 배제하고 사실 기반의 내용만 설명하게 하는 것도 좋은 소비자 경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뷰티셀렉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시 소비자가 인플루언서에게 피드백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이 점점 발전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뷰티셀렉션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박 대표의 경험이 반영돼 있다. 하이퍼커넥트에서 해외 시장 개척을 담당하던 그는 소비재 시장에 뿌리박힌 관행들에 대해 듣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소비 행태는 싼 가격보다 제품력이 좋은 브랜드를 찾기 시작하는 쪽으로,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개인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기존 대형 채널의 판매 방식보다 인플루언서 커머스 채널이 시장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2020년 2월 뷰티셀렉션을 설립했다. 박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뷰티셀렉션의 매출은 평균 130% 상승 중이며 꾸준히 25%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700억~800억원 수준까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티셀렉션의 다음 목표는 해외 시장이다. 글로벌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겨냥해서는 현재 태국의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통해 동아시아 쪽으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북미의 아마존에는 뷰티 브랜드 '바이오던스'가 입점해 있다. 박 대표는 "결국 북미와 동아시아가 1순위 타깃이 될 것"이라며 "제품력에 집중한 브랜드들을 꾸준히 확보해 뷰티셀렉션의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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