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없는 통풍약' 나올 수 있을까… 토종 신약 개발에 주목

기존 치료제 '알로푸리놀', '페북소스타트' 등
심혈관이나 피부 등 심각한 부작용

LG화학 '티굴릭소스타트'·JW중외 'URC102'
임상 2상까지 안전성 문제 없어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이민규씨(36)는 젊은 나이에도 발에 통풍이 왔다. 약을 처방받았지만 의사는 심장마비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선 통증이 심하니 처방약을 복용하면서도 심장질환에 대한 걱정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특히 식습관의 서구화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의 발병률도 매우 증가하고 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39만5154명이었던 국내 통풍환자는 지난해 49만2373명으로 50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30대 이하 환자는 같은 기간 9만918명에서 13만150명으로 무려 43.2%나 뛰었다.

이 같은 통풍 환자 급증세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16.1%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5년에는 83억달러(약 11조6034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쓰이고 있는 통풍 치료제 대부분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도 크다. 현재 통풍 치료를 위해 주로 쓰이는 치료제 성분은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다. 알로푸리놀이 1960년대 먼저 개발돼 주로 쓰여오다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페북소스타트가 알로푸리놀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이며 1차 치료제로 떠올랐다. 다만 심혈관 질환 유발 등의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면서 FDA는 페북소스타트를 1차 치료제에서 제외한 상태다.

알로푸리놀 역시 심각한 피부 질환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 게다가 이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인자인 ‘HLA-B*5801’ 유전자 보유율이 0.7%에 불과한 백인과 달리 동남아시아인은 7.4%,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3.8%에 이르고 한국인은 약 1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전 유전자 검사 없이는 국내에서는 처방도 어렵다.

부작용 없는 국산 치료제 나올 수 있을까

LG화학 CI (사진제공=LG화학)

반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통풍 신약이 현재까지 안전성 측면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의 ‘티굴릭소스타트’, JW중외제약의 ‘URC102’ 등이 대표적이다. 두 신약 모두 현재 임상 2상을 끝마친 상태로 아직 2상 단계이지만 안전성에서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

보다 앞서가고 있는 건 이미 임상 3상을 신청한 티굴릭소스타트다. 지난달 FDA에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낸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중국에도 임상 3상을 신청했다. 효능 면에서도 앞선 2상에서 1차 평가지표인 ‘복용 3개월 시점 혈청요산수치 5㎎/㎗ 미만 달성률’에서 200㎎ 복용군이 62.2%로 페북소스타트 23.1% 대비 우월한 성과를 입증했다. 3상에서도 이 같은 효능을 입증하면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1차 치료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JW중외제약의 URC102는 또 다른 기전으로 시장을 노린다. URC102는 요산배출 촉진제다.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 등은 요산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는 ‘과다생성형’ 통풍을 타깃으로 하는 반면, 요산의 배출이 원활치 못해 생기는 ‘배출저하형’ 통풍에는 요산배출 촉진제를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재 개발된 ‘레시누라드’ ‘벤즈브로마론’ 모두 신장 또는 간의 독성 문제로 일부 국가에서만 제한적으로 쓰이는 실정이다.

URC102의 개발이 순항할 경우 사실상 미개척 시장을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마친 2b상에서 1차 평가변수인 ‘투여 후 4주 시점에서 혈청요산수치 6㎎/㎗ 이하 달성률’에서 9㎎ 투약군 88.9%로 페북소스타트군 84.2%보다 높은 효능을 보였고, 안전성 면에서도 위약군과 같은 수준의 안전성·내약성을 확인했다.

JW중외제약은 연내 URC102의 국내 임상 3상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최대 7000만달러(약 978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중국 심시어제약 역시 임상 1상을 마치고 후속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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