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경쟁서 '2나노' 승부수 TSMC…복잡해지는 삼성 셈법

TSMC, 2나노 공장 부지 작업 시작…관련 R&D센터는 내년 선봬
2나노 포함 첨단 기술 개발에 올해 350억달러 투자
3나노 양산서 뒤쳐진 TSMC, GAA 2나노로 승부 볼까
TSMC 추격하는 삼성, 기술 격차·생산 능력 확대 과제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세계 파운드리 시장 1, 2위 사업자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3나노미터(㎚)에 이어 이번엔 2㎚로 경쟁 무대를 옮기는 모습이다. TSMC가 2㎚ 선단 공정을 위한 작업을 구체화하면서 TSMC를 추격하는 삼성전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기술 격차를 벌리면서 생산 능력(캐파)을 늘리는 것이 삼성전자에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17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최근 2㎚ 공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만중앙통신(CNA)은 12일(현지시각) TSMC가 대만 신주과학기술단지 바오산 2기 부지에 2㎚ 공장을 건설한다고 보도했다. 신주과학기술단지 관리국 승인을 받았으며 공장 신설을 위한 부지 작업을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TSMC는 2㎚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자 내년 2나노 공장 부지 근처에 첨단 연구개발(R&D) 센터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반도체 전문 매체 EE타임즈에 따르면 TSMC는 일본에서 2일(현지시각) 개최한 'TSMC 테크 심포지엄 재팬 2022'서 올해 설비투자의 최대 80%를 2㎚ 공정을 포함한 첨단 프로세스 기술에 쓰겠다고 밝혔다. TSMC가 올해 400억~440억달러의 설비투자를 예고한 만큼 최대 352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는 TSMC가 2㎚ 공정 관련 분주한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있다고 봤다. TSMC가 이달 3㎚ 공정 양산을 시작하는 가운데 앞서 삼성전자가 6월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 공정 기반 초도 양산을 시작하며 기술 주도권을 뺏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 대비 성능은 높이되 칩 면적과 소비 전력은 줄인 차세대 기술이다.

TSMC는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3㎚ 공정 수율이 80%가 넘는다며 예외적으로 대외에 수율을 공개했다. GAA 3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삼성전자 과제를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에는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에서 열린 TSMC 기술포럼에서 "TSMC는 절대 내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며 "TSMC 성공은 곧 고객의 성공이지만 경쟁 상대는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저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전경 /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로선 3㎚ 경쟁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TSMC가 2㎚ 공정에 곧바로 힘을 싣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추격을 위해 여러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때인데, 선단 공정 경쟁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이다. 특히 TSMC가 2㎚ 공정부터 GAA 기술을 적용하는 만큼 앞선 도입에 따른 GAA 성숙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삼성전자와 TSMC는 2㎚ 양산 시점을 동일하게 2025년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기술 격차를 확보하면서 TSMC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는 등 묘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고객사 유치를 위해선 생산 능력(캐파)을 먼저 키우는 것이 필수인 만큼 이를 살피겠다는 계획도 더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7일 평택 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운드리) 전체 매출에서 1등이 아니라 내용적인 1등을 달성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레거시부터 선단까지 전체 비즈니스를 같이 가져가야 해서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TSMC(53.6%) ▲삼성전자(16.3%) ▲UMC(6.9%) ▲글로벌파운드리(5.9%) 순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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