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미기자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세상을 떠난 뒤 인도에서는 코이누르(Kohinoor)를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코이누르는 영국 여왕의 왕관에 박혀있는 다이아몬드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보석 중 하나다. 14세기 인도 남동부의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처음 발견될 당시 크기는 600캐럿에 달했으며, 16세기 인도 무굴제국이 최초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7세기 이후 제국주의 시대에 대영제국은 식민지였던 무굴제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채굴한 보석들을 약탈했다. 결국 코이누르도 빅토리아 여왕 시대부터 왕관에 자리한 뒤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보석이 되었다. 현재 이 보석은 런던탑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인도에서는 빼앗긴 코이누르를 되찾기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각)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망 소식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인도에서는 다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코이누르는) 죽음과 기아, 약탈로부터 부를 창출한 영국이 훔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왕이 코이누르를 쓰지 않을 거면 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도 인도 정부는 1947년 독립한 뒤 영국에게 코이누르를 돌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영국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영국 왕실에서 사용된 코이누르 등 진귀한 보석 대부분이 과거 영국의 식민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약탈과 야만의 역사를 상징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영국 BBC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8일 96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70년 4개월간 집권한 그는 영국 내에서 최장집권 국왕으로 기록됐다. 이전 기록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증조할머니인 빅토리아 1세 여왕이 보유한 63년 7개월이다.
여왕의 장례 절차는 9일 유니콘 작전(Operation Unicorn)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영국 왕실 계획에 따라 스코틀랜드에서 런던으로 여왕의 관이 옮겨지며 열흘 간 정해진 장소에서 장례미사와 조문, 거대한 국장 행사까지 치르면 여왕은 영면에 든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