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 편하게'…차례상도 반찬 전문점·밀키트 '대세'

반찬 전문점 이용 전년 대비 21.9% 늘어
50·60 전체의 41.7%에 달해
명절용 간편식 상품 판매량도 증가
4인 가족 기준 평균 32만3268원 필요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어린이들의 문화체험을 위한 차례상이 차려져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명절에 직접 음식을 만들기보다 반찬 전문점을 이용하거나 명절용 간편식을 구매하는 추세가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에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손수 명절 음식을 만들던 50·60의 반찬 전문점 이용도 크게 늘었다.

명절 차례 음식을 구매하기 위해 반찬전문점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5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2019~2022년 명절 기간 신한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설 전날 기준 반찬 전문점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21.9% 늘었다. 2020년 설(12.5%), 같은 해 추석 (15.9%)에 이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4인 이하 모임만 가능했던 지난해에는 증가율이 각각 4.5%와 2.2%에 그쳤지만 반찬 전문점 이용 건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직접 마트나 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집에서 손수 명절 음식을 만들던 50~60 세대의 반찬 전문점 이용이 늘었다. 올해 설 전날 기준 반찬 전문점을 이용한 50대의 비중은 26%, 60대 이상은 15.7%로 전체의 41.7%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9년 50대(19%), 60대(9.5%) 비중보다 13.2%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젊은 층의 경우 명절 음식의 대부분을 반찬 전문점에서 사는 반면 50대 이상은 준비하기 어렵거나 번거로운 음식만 반찬 전문점에서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민이 지난 6월 서울 시내 한 반찬 전문점에서 반찬을 구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장년층의 반찬 전문점 이용이 늘었다는 사실은 차례음식을 손수 만드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최근 들어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추석에 일부 차례음식을 반찬 전문점에서 구입했다는 50대 주부 A씨는 "직접 장을 봐서 음식을 할 계획이었으나 요즘 고물가에 음식 장만하는 노력까지 생각하면 이번에 일부 음식은 반찬 전문점에서 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찬 전문점뿐만 아니라 명절용 간편식 상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10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8월15일부터 9월1일까지 추석 상차림 관련 상품 판매량은 지난해 추석을 앞둔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증가했다. 모둠나물·삼색나물 등 나물류의 판매량이 5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명절용 간편식 상품 매출도 증가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명절용 간편식 상품 판매량은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 자체브랜드 '피코크' 명절용 간편식 매출도 전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가 지난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물가에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도 증가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7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데 4인 가족 기준 평균 32만3268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5% 증가한 수치다. 조사 대상 24개 품목 중 20개 품목의 가격이 작년 대비 평균 16%가량 올랐고, 식용유와 밀가루 등 차례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재료도 값이 크게 뛰었다.

한편 명절 차례상을 간단하게 차리는 추세가 꾸준히 확산할 가능성 커졌다. 성균관의 의례정립위원회는 지난 5일 추석 차례상을 간소화한 표준안을 발표했다. 성균관 측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을 차례상에 올릴 필요가 없다"며 "밀과나 유병 등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균관이 이날 공개한 표준안에 따르면 추석 차례상의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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